오해 많아 억울한 피임약에 대한 오해 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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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많아 억울한 피임약에 대한 오해 풀기
  • 박현 기자
  • 승인 2013.06.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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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임약도 알고 먹으면 유익한 약, 전문의와 상담하면 더욱 효과 높아

1956년 피임약이 발명된 이후 50년도 훌쩍 지나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의 여성들이 피임뿐 아니라 월경전증후군 완화나 자궁관련 질환의 치료목적으로 피임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도 피임약 복용률이 3% 미만에 머무르고 있다. 피임약을 기피하는 여성들의 이유는 다양하다.

피임약을 복용해 본 여성들은 살이 찌고 여드름이 생기는 등 미용상의 불편 때문에 피한다고 대답하고 한 번도 먹어보지 않았다는 여성들은 유방암이 생기거나, 원하는 때 임신이 어려울까 봐 꺼린다.

그러나 50여 년간 진화를 거듭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런 오해를 받는 것은 피임약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많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전준연위원은 피임약에 대한 오해 중 특히 호르몬 변화로 인한 부작용, 특히 암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정보의 부족으로 인한 오해이므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975년 이전 에스트로겐 함량이 높았던 피임약을 복용했던 환자에게서 유방암 발병이 증가한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피임약이 계속 개선되면서 에스트로겐 함량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 2000년 이후에는 피임약을 10년 이상 복용한 여성의 유방암 발병률이 복용하지 않은 여성보다 높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유방의 양성 종양 발생빈도는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에게서 감소하고 피임약을 5개월 이상 복용할 경우 난소암 발병 확률 또한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하니 피임약 복용 시 유방암 발병에 대한 걱정은 기우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피임약을 먹으면 살이 찌거나 여드름이 생기는 피부 트러블은 어떨까? 예전 피임약에 들어 있던 성분 중 하나인 '합성 황체호르몬'은 체내수분과 나트륨 배출을 막아 부종과 체중증가를 유발하기도 했지만 최근에 나오는 피임약들은 과거와 달리 호르몬 함량을 많이 낮추고 새로운 성분을 담으면서 체중증가, 여드름이 발생하는 부작용이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생체호르몬과 가장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드로스피레논'을 주 성분으로 한 피임약의 경우 오히려 체중이 감소되는 효과가 있고 생리주기에 따라 여드름 등 피부문제가 심했던 사람의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월경시작 전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 또한 산부인과 처방으로 피임약을 복용해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먹는 피임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임신이 잘 되지 않는다'거나 '기형아 출산이나 유산확률이 높다'는 속설 역시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다.

그 보다는 '피임약 때문에 임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피임약을 복용하는 기간만큼 나이가 들어 임신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전준연 위원은 특히 30대 중반 이후부터는 여성의 가임 능력이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하므로 가족계획 시에도 이런 점을 미리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복용법대로 복용하면 99% 이상의 높은 피임 효과를 볼 수 있는 피임약.

피임약 복용률이 낮은 국가가 인공 임신중절률도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듯이 발명 후 50여 년간 귀중한 생명을 구하고 여성건강을 지켜온 피임약에 대한 막연한 편견은 버리고 실리를 찾자.

다만 피임약을 처음 복용하는 여성이라면 전문의 상담 후 자신에게 맞는 약을 선택하고 복용법을 교육받는 것이 유익하며 35세 이상의 여성 중 흡연자는 혈전예방 등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 후 경구피임약을 복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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