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상황, 절대 당황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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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상황, 절대 당황하지 마세요
  • 최관식
  • 승인 2005.06.21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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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소방·병원의 유기적 연계, 한 생명 구해
당뇨병과 만성췌장염으로 평소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이민기(44)씨는 늘 가족의 걱정 어린 보살핌 속에서 지내오고 있었다. 2005년 4월 3일 오후, 휴대전화 연락이 되지 않자 부인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예전에도 지병인 당뇨병에 의한 저혈당 증세로 정신을 잃은 적이 많았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급히 경찰에 연락했다.

신고를 받은 송현파출소 경찰관 2명은 즉시 출동해 월성주공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서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는 이씨를 발견했다.

이들은 실종자를 찾아 임무를 마쳤다는 안도감을 맛보기 이전에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곧바로 119에 환자 발생 신고를 했다.

대구달서소방서 월성소방파출소 119구급대 권영철 소방장과 고명선 소방교, 이성현 소방사는 신고를 접수하는 즉시 출동해 2분만에 현장에 도착, 이 씨가 자발호흡, 맥박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즉시 기도유지 및 산소공급을 포함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대구가톨릭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병원 도착 당시 이씨는 심장 정지 상태로 혈압, 맥박, 자발호흡 등 생체징후가 측정되지 않았으며, 심전도상 무수축 상태였고 의식은 혼수였다. 당직 응급의학과 전문의 이경원 교수와 당직이었던 최효선 전공의는 즉시 전문심장구조술을 시행했고 다행히 이민기씨의 심장은 다시 뛰면서 자발호흡도 돌아 왔다.

이민기씨는 흡입성 폐렴과 저산소성 허혈성 뇌손상으로 중환자실 치료를 받는 등 어려운 고비도 많았지만 모두 이겨내고 이제는 스스로 식사를 할 수 있음은 물론 부인이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휠체어를 타고 병원 구내를 여유있게 산책할 정도로 회복됐다.

응급상황에서 경찰과 소방 그리고 병원이 유기적으로 연계돼 신속한 구조구급과 이송, 그리고 전문적인 처치가 시행됨으로써 한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

최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지역응급의료센터 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바 있는 대구가톨릭대병원 관계자는 "이민기씨의 경우에서 보듯, 신속한 119 신고와 현장에서부터의 심폐소생술, 병원에서의 전문심장구조술이 한 생명을 다시 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응급상황 발생 시 가족이나 목격자들이 당황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침착하게 119에 구조를 요청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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