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속 세상, 아름다운 과학으로 예술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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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미경 속 세상, 아름다운 과학으로 예술표현
  • 박현 기자
  • 승인 2013.01.15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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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겸 교수, 바이오현미경 사진전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 수상
'흰 수염 할아버지'란 작품으로 제9회 바이오현미경 사진전 대상 영예

고려대 구로병원 병리과 김한겸 교수가 최근 열린 '제9회 바이오현미경사진전'에서 '흰 수염 할아버지'란 작품으로 대상인 교육과학기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현미경 속 인체의 이미지를 재치있는 해석으로 풀어낸 김한겸 교수는 일반부 대상인 '흰 수염 할아버지'와 '불나방', '콜로세움' 등 입선작 포함 총 세 작품에 이름을 올렸다. 김 교수는 12월27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해 이시종 충청북도 도지사로부터 대상을 받았다.

총 278편이 경합을 벌인 이번 사진전은 아름다운 현미경 사진을 통해 생명공학에 대한 관심 제고를 위해 충청북도, 오송바이오진흥재단, 충북대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국가지정의학연구정보센터 주관, 동아사이언스가 후원했다.

대상(과학기술부장관상), 김한겸 作='흰 수염 할아버지'/광학현미경 100배

흰 수염 할아버지가 시원한 막걸리를 한 사발 들이키신 걸까? 얼굴이 불그스레해져서는 입을 꾹 다문 채 속상한 듯 빈 술잔을 내려다보고 있다. 한 잔 더 자시고 싶은 모양이다.

혹시 어렸을 적 첫사랑이었던 옆집 아가씨가 그리운 것은 아닐까? 지금은 할머니일 텐데 어디에서 무얼 하고 계실까. 알고 봤더니 인체의 연부조직을 확대해 찍은 모습이다.

이 작품은 수염뿐 아니라 눈과 눈썹, 코와 머리카락까지 실제 사람을 연상시키는 등 예술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이 작품은 사람 무릎 관절에 들어있는 뼈, 지방 등 부드러운 조직들이 이루는 모습을 100배 확대한 것이다. 사진에서 붉게 염색된 부분은 대부분 '콜라겐 섬유'고 눈처럼 보이는 빨간 부분은 부러진 뼛조각이다. 지방조직은 마치 흰 수염 같다.

연부조직(soft tissue)이란 우리 몸에서 뼈처럼 단단하지 않은 부드러운 조직을 말한다. 주로 근육, 인대, 지방, 섬유조직, 활막조직, 신경혈관 등이다. 연부조직을 현미경으로 보면 콜라겐 섬유, 낭성구조, 골파편, 지방조직 등이 보인다.

골파편은 눈처럼 보이고 지방조직은 마치 흰 수염처럼 보인다. 이런 모습들이 어우러지더니 인자하면서도 근엄한 흰 수염 신선이 나타났다.

연부조직은 딱딱한 뼈에 우리 몸의 외형과 속을 만든다. 연부조직은 말 그대로 부드럽지만 늘 바쁘게 활동한다. 온 몸에 피를 보내고 근육을 이용해 운동을 하고 신경을 이용해 온 몸에서 느끼는 감각을 뇌로 보낸다.

연부조직은 때로는 지방이 너무 많이 끼였다고 비난을 받지만 사실 피부 밑에 지방이 없다면 우리는 아무리 따뜻한 옷을 입어도 추위에 벌벌 떨 것이다. 피부가 고운 것도 얼굴이 아름다운 것도 다 연부조직이 좌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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