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키 걱정, 성장호르몬+운동치료로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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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키 걱정, 성장호르몬+운동치료로 OK
  • 박현 기자
  • 승인 2013.01.1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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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유비스병원 성장클리닉 박지민 과장

새 학기를 앞두고 아이 키 때문에 걱정인 부모들이 많다. 키가 작으면 부모 뿐 아니라 아이 스스로도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 특히 최근 키가 큰 사람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또래 친구들보다 키가 작아서 고민인 아이는 심각하게는 대인 기피나 공황장애까지 겪을 수 있다.

              박지민 과장
아이들의 성장은 유전과 영양섭취, 운동, 성장호르몬 등 여러 가지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요인을 정확하게 찾아 제거하고 조기에 아이의 상태를 파악하고 영양, 운동, 수면 등 환경적 요소를 관리해주면 성장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이의 성장을 방해하는 요인에는 성조숙증, 소아비만, 천식, 아토피, 비염, 식욕부진, 허약체질, 수면장애, 척추질환 등의 질환을 꼽을 수 있다. 자세히 살펴보자.

◇고등학생 때는 이미 늦어…만 7세 때 평가 받는 것이 좋아

성조숙증은 대표적인 성장방해 질환 중 하나다. 성조숙증은 여아는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갑자기 키가 크고 2차 성징 증세가 나타나는 질환이다.

여자 아이는 가슴에 멍울이 만져지면서 통증을 호소하고 남자 아이는 갑자기 고환이 커지는 증세가 나타난다. 이른 나이에 2차 성징이 시작되면 사춘기 급성장 시기가 그만큼 당겨져 자랄 수 있는 기간이 줄어들어 작은 키로 평생을 살게 된다.

일반적으로 만 2~7세 때는 1년에 6~7cm씩 자라며 만 7세부터 사춘기 직전에는 1년에 5~6cm씩 자란다. 이후 사춘기가 시작되면 1년에 8~12cm씩 급성장 시기로 접어든다.

여자는 특히 이 시기에 더 빨리 성장하지만 초경 이후에는 성장이 빠르게 감소한다. 급속성장기가 지나면 성장판이 닫히면서 성장이 급속히 감퇴해 4~6cm가 더 자라고 멈춘다.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는 부위마다 다르고 개인차가 있지만 보통 여자는 약 15세, 남자는 약 17세에 해당한다.

성장판이 열려 있는 동안 성장호르몬을 최대한 끌어내면 얼마든지 키가 클 수 있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 전엽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하나로 성장기에 체내에서 뼈, 연골 등의 성장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선 규칙적인 운동과 충분한 영양공급, 숙면이 필요하다. 성장클리닉을 찾아 성장판을 자극하는 성장호르몬 주사치료를 받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대유비스병원 박지민 과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키 성장 기능식품들의 경우 직접적으로 키를 크게 하는 것이 아닌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칼슘과 비타민 D, 아연 성분 등을 함유한 영양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래보다 10㎝ 이상 작거나, 사춘기가 오지 않았는데도 1년에 4~5㎝ 이상 자라지 않는다면 저신장을 의심하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저신장을 치료하려면 먼저 아이의 성장판 및 성장호르몬 분비상태를 정확하게 검사를 받은 후 의학적 검증이 된 성장호르몬 주사치료 등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잘못된 자세가 불러오는 척추질환도 키 성장에 영향 미쳐

아이 키 성장에 허리가 무슨 상관이냐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책상에 앉아 공부나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는 성장기 청소년의 경우 잘못된 자세가 키 성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허리가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척추측만증은 뒤에서 봤을 때 세로로 일자형이어야 할 척추가 S자나 C자 형태로 비틀어지면서 휘는 증상이다. 뼈의 성장이 가장 왕성한 10대에 급속도로 나타나는데 잘못된 생활습관이 주된 원인이다.

바른 자세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장시간 책상에 앉아있으면 자세가 삐뚤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구부정한 모습으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자세는 허리에 치명적이다. 책상에 엎드려 자는 것도 좋지 않다.

의자에 앉아 상체를 약간 숙인 자세는 요추에 가해지는 힘이 눕거나 서있는 자세에 비해 2배나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운동부족으로 인해 척추를 바로 잡아 주어야 할 척추주위 근육들이 약해져 척추측만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무거운 책가방, 체격에 맞지 않는 책걸상도 원인이 된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에게 더 많이 발생하는데, 사춘기 때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면 뼈를 붙잡아 주는 인대와 근육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척추측만증을 방치할 경우 허리통증이 생기고 키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초기에는 생활에 크게 불편함이 없지만 방치할 경우 척추가 휘면서 허리통증을 호소하게 되고 심한 경우 디스크로 악화돼 엄청난 고통을 불러 오기도 한다.

디스크 조직이 삐뚤어진 채 불균형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받아 손상이 빨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돌출된 디스크나 흘러나온 수핵이 척추뼈와 디스크 사이에 형성된 성장판을 침범해 키가 더 이상 크지 않거나 팔다리가 불균형하게 자라는 등 성장장애도 따를 수 있다. 척추의 휜 각도가 30~40도를 넘어가는 경우 내장압박을 비롯해 흉곽에 변형이 생겨 호흡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유비스스포츠과학센터 나기동 센터장은 “척추측만증의 경우 뚜렷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힘들다. 때문에 부모의 각별한 관심과 더불어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적절한 스트레칭과 운동 등을 꾸준히 시행해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시기의 척추 질환은 성장이나 학습 집중도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사소한 통증이라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생활습관 교정이나 운동 치료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x-ray검사 상 휜 각도가 40도 이상 넘어갈 경우(성장이 끝났을 경우는 50도 이상)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때문에 성장기에는 매년 척추사진을 찍어 아이의 척추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우리 아이 키 키우는 방법
▶ 등을 구부리지 않도록 한다. 자세가 바르면 척추가 곧아져 키도 커 보일뿐더러 성장도 원활하게 이뤄진다. 책상에 엎드려 공부를 하거나, 의자에 앉을 때 등을 구부리거나 턱을 괴는 자세는 좋지 않다. 컴퓨터를 할 때 목을 앞으로 쑥 빼는 자세도 피한다. 책상에 앉을 때는 배와 책상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거리를 두고 허리는 등받이에 딱 붙여 의자 깊숙이 앉는 습관을 기른다. 발바닥 전체가 바닥에 편안하게 닿은 상태에서 허벅지는 지면과 수평이 되고, 무릎은 85도에서 90도 정도로 구부러진 각도를 유지하면서 편안하게 의자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는 자세가 좋다. 가방을 한쪽 어깨로만 메는 것도 좋지 않다. 가방은 아이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고 가방끈은 폭이 넓고 헐렁하지 않게 해 등에 밀착되도록 조절한다.
▶ 달리기, 줄넘기 등을 매일 30분씩 한다. 운동은 성장판을 자극하여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 뼈 성장에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매일 30분씩 달리기, 줄넘기, 농구, 배구 등의 운동을 하면 성장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킨다. 그러나 모든 운동이 키 성장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마라톤처럼 체력 소모가 큰 종목이나 역도·씨름·레슬링 등은 성장판에 가해지는 힘의 방향이 키 성장에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키 성장에 도움이 안 된다
운동을 할 수 없는 경우라면 스스로 이불을 개는 것만으로도 키 성장에 도움이 된다. 자기 키 보다 큰 이불을 정리하면서 몸을 쭉쭉 늘여주게 되므로 자연히 스트레칭이 된다. 몸을 쭉쭉 늘여주는 동작은 성장판 가까이 위치한 관절과 근육을 자극하므로 키 성장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 최소한 10시 이전에 잠들게 한다. 키 성장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성장호르몬. 성장호르몬은 일반적으로 깨어있을 때 보다 수면 시에 많이 분비되며, 밤 10시~새벽 2시에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므로 10시 이전에 잠들게 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무조건 잠을 많이 자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최소 6시간 정도 숙면을 취하고 깊은 잠을 잘 때 성장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므로 잠들기 전 콜라, 커피 등 각성 작용이 있는 식품의 섭취는 피한다. 밤늦도록 게임, TV시청, 컴퓨터오락 등의 행동도 하지 않도록 한다.
▶ 키 크는 식품을 섭취한다. 키 성장을 위해 꼭 챙겨야 할 영양소는 단백질과 칼슘이다. 단백질은 성장호르몬의 원료가 되는 영양소로 키가 커짐에 따라 늘어나야 하는 신체의 구성성분인 만큼 섭취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두부, 콩, 살코기, 등푸른 생선 등이 있다. 단 단백질 섭취를 위해선 육류보다 생선이 좋고, 육류를 먹을 땐 기름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지나친 단백질 섭취는 위에 부담을 주고 지방을 축적시켜 성장판을 막을 수 있다. 칼슘은 뼈를 만들며 성장을 돕는 대표 영양소로 우유 및 치즈, 요구르트, 멸치, 미역 등의 유제품, 멸치, 뱅어포 등에 많이 들어있다.
▶ 밖에 나가서 햇볕을 쬐면서 놀게 한다. 겨울이라도 햇볕이 있는 오후에는 밖에 나가 햇볕을 쬐게 하는 것이 좋다. 햇볕을 통한 비타민 D 합성을 통해 키를 크게 할 수 있다. 비타민 D는 칼슘과 함께 뼈 발육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영양소로 단백질과 칼슘이 우리 몸에서 잘 이용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 D가 있어야 장에서 칼슘이 흡수돼 뼈가 자란다. 그렇다고 비타민 D 보충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햇볕을 쬐면 체내서 필요한 만큼의 비타민 D가 저절로 생성되기 때문이다. 하루 최소 10~15분 정도는 햇볕을 쬐며 뛰어 놀게 한다.
▶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살이 키로 간다는 말은 먹을거리가 없어 영양부족으로 키가 크지 않던 시절의 옛말이다. 요즘은 살이 찌면 키 성장에 상당한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된 지방성분은 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여 성조숙증을 유발 할 수 있으며, 성조숙증이 올 경우 성장판 분열이 촉진되어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십대에는 비만의 원인이 되는 햄버거나 피자, 라면 같은 패스트푸드에 한창 맛을 들이기 쉬우므로 영양은 적고 칼로리만 높은 간식류는 되도록 자제시키는 게 좋다. 또 하루 세끼 식사를 거르지 말고 천천히 잘 씹어서 먹도록 해야 한다. 현관이나 화장실 앞에는 체중계를 하나쯤 비치해 아이들 스스로 체중을 체크해 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도움말:박지민 (현대유비스병원 소아청소년과장/www.uvishospital.co.kr)
나기동 (유비스스포츠과학센터장/www.uvisp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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