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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잔(半盞)으로 끝내는 연말 술자리
직장인이라면 솔깃할 술잔 거절 기술
2012년 12월 11일 (화) 18:50:03 박현 기자 hyun@kha.or.kr

한 해의 마지막 달인 12월은 한해를 마무리함과 동시에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다. 12월에는 송년회 또한 빠지지 않는다.

즐거운 자리에는 술을 빼놓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자의든 타의든 술자리가 많아질 수밖에 없는 연말, 잦은 술자리로 몸도 마음도 피곤해지기 마련이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된 '송년회 계획' 설문에 따르면 직장인이 참석 예정인 송년회 모임은 2.7개였다. 이뿐만 아니라 친구들이나 선후배사이에 즉흥적으로 이루어지는 송년회까지 따지면 거의 1주일에 1개꼴로 술자리에 참석하는 셈이다.

특히 음주가무가 곁들여진 송년회를 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47.8%로 대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는 대학생도 다르지 않았다. 최근 들어 술자리 문화를 바꾸려는 기업들의 노력과 함께 송년회를 간단한 점심식사나 문화행사로 대체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지만 아직은 '마시고 죽자'는 술자리 문화가 더욱 보편적인 분위기다.

종교적이나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은 송년회에서 곤혹스럽다. 술자리는 좋아하지만 술은 즐기지 않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실제로 술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함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술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거나 술자리에서의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다.

특히 상사나 선배가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술잔을 거절하기란 더욱 어렵다.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술자리에 빠질 수는 없고 어떻게 술을 덜 마실까, 어떻게 술을 거절할까 고민해보았을 터.

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 중앙병원 심재종 원장의 도움을 받아 술자리에서 현명하게 술잔을 피하는 요령을 소개한다.

슬기롭게 술 거절하기

▲술 알레르기 체질입니다

땅콩이나 새우와 같은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으면 그 음식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이런 경우 주위 사람들도 그 음식을 권하지 않는 것이 보통. 그러나 술은 다르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에게도 술을 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술만 마시면 얼굴이 빨개지고 금방 취하는 사람은 몸에 알코올을 분해하는 효소가 적기 때문으로 그만큼 몸에 독성 물질을 품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술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소위 '술이 안 받는 체질'은 다른 사람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신체에 악영향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쉽게, 더 빨리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술 한 잔에도 몸이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알코올 분해 효소가 적은 '술 알레르기 체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술을 권하는 사람에게 이를 이해시키도록 하자.

▲확고하지만 친근한 목소리로

술을 거절하는 경우에는 보통 미안한 마음에 웃음기 있는 얼굴로 조심스럽게 사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술을 마시고 싶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거나, 예의상 거절하는 것과 같은 태도로 느껴진다.

또한 처음에는 단호하게 술을 거절했다가도 점점 목소리가 작아지면 '나는 설득 당하고 싶다. 계속 술을 권하면 나는 술을 마시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 술을 계속해서 권하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정말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결심했다면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진지하면서 점차 노여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을 활용하자

술자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위기'일 것이다. 술잔은 일단 받겠다고 하고 한 잔 술을 받아놓고 옆에 물 한 잔을 준비하자. 간간히 물을 마시면서 건배할 때는 술잔으로 건배를 하듯 잠깐 들고 있다가 다들 마실 때 내려놓고서 물을 마시면 술을 권하는 사람도 손이 무안하지 않고 서로 어색하지 않게 해결이 될 것이다.

미리 얼음을 준비해 술잔 안에 넣어두면 얼음이 녹으면서 한 잔의 알코올 도수도 낮아지고 술의 양 역시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분위기를 맞추면서 음료수 등 다른 것을 달라고 제안하는 것도 분위기를 깨지 않고 술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강검진 일정 잡기

연말이나 연초에는 건강검진을 많이 한다. 서울에 사는 김씨는 12월에 건강검진 일정을 잡았다. 한 해 동안 변화된 몸 상태도 체크하고 새해에 건강 계획도 세우기 위함이었지만 내심 12월 술자리 핑계거리로 삼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건강검진 일정이 잡혀 술을 못 마신다고 하면 마시기 싫은 술을 억지로 마시지 않을 핑곗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술 마실 기회가 많을 때는 한약을 먹는 등 자신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드는 것도 스스로의 음주량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된다.

적당한 음주는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모임자리를 활력 있게 만들어 주지만 이것이 과하거나 잦다보면 몸에 적신호가 온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하루 권장 알코올 섭취량을 남자의 경우에는 40g(소주 5잔), 여자의 경우에는 20g(소주 2.5잔)로 규정한다.

건강을 생각하면 음주 후 2~3일의 휴식이 필요함에도 연이은 송년회에 참석하다 보면 권장 음주량을 훌쩍 뛰어넘기 일쑤다. 건강하게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12월, 술자리가 건강을 해치는 자리가 되어버릴 수 있다.

심재종 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량에 맞게 음주를 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음주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미리 익혀 무리하지 않는 즐거운 송년회를 가지는 것이 건강한 새해를 맞이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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