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러기 아빠 건강상태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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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러기 아빠 건강상태 심각
  • 박현
  • 승인 2005.06.1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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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병원 내과 조사결과
자녀와 가족을 외국으로 유학 보내고 혼자서 살아가는 가장을 부르는 이른바 "기러기 아빠"의 건강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혜민병원 내과센터팀의 조사에 의하면 병원을 찾은 "기러기 아빠"들을 대상으로 진료결과를 분석한 결과 절반 이상이 건강상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이들은 주로 가슴 쓰림, 가슴앓이, 속 쓰림, 식욕부진 등 기능성 소화불량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소화성궤양 등의 증세를 보여 "기러기 아빠"들의 건강관리가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4년째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 간부 신모씨(남 41세)는 평소 술이나 찬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며 변비와 설사가 교대로 나타나 때로는 장의 경련으로 인한 복통까지 느끼고 있었으나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지내왔다고 한다.

평소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지내왔으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편식과 영양섭취 불균형 등으로 식사를 제때 규칙적으로 못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식당이나 메뉴만을 고집하다 보니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건강에 신경을 못 쓰고 지내오다 "소화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혜민병원 내과센터 조준환 진료부장은 “식사를 거르는 것은 영양결핍을 부르는 등 건강을 쉽게 해치는 요소이므로 주의해야 하며 보통 독신생활을 하게 될 경우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바로 불규칙한 생활과 장기간 혼자 지내면서 생기는 외로움이 가장 큰 문제” 라며 “독신 남성들의 건강상의 문제를 살펴보면 먼저 식생활이 불규칙하고 단순히 식사를 한 끼 넘긴다는 생각으로 지내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또 혼자라는 이유로 잦은 술자리를 가질 개연성이 높아 필요이상의 칼로리 섭취량을 높여 비만을 부를 수 있으며 알코올로 인해 간·신체 등 건강을 쉽게 해칠 수 있어서 술자리에 참석하더라도 절제하거나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도록 조절해야 한다는 것.

조준환 진료부장은 “일반적으로 40대가 주류인 우리나라의 기러기아빠는 40대가 흔히 부딪히게 되는 직장에서의 위기감과 인생의 내리막길로 가는 전환점에 서 있다” 며 “나이가 주는 부담감에 더해서 외국에 있는 가족으로부터도 중심에서 밀려났다는 생각까지 겹쳐져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지기 쉽다” 고 충고했다.

하지만 아버지(가장)란 위치에서 외국에 나가 있는 가족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아버지들의 정서로 미뤄 보아 이러한 심리적 소외감과 스트레스를 조기에 발견하기 힘든 것이 또한 현실이다. 이렇게 심리적 압박들이 쌓이게 되면 심한 경우 우울증을 유발하며 극단의 경우에는 자살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들이 겪기 쉬운 심리적 어려움들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일정한 생활규칙을 세우고 이것을 잘 지키는 과정에서 혼자 시간을 공허하게 보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적 고통은 스스로 조절하려 노력하지 않으면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기러기 아빠가 되는 순간부터 그 이전보다 더 엄격한 생활습관으로 자신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기러기 아빠 건강 수칙
△하루 한번 전화나 인터넷으로 짧은 시간이라도 대화를 나눈다. △편지나 메일을 통해 전화상으로 하지 못했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눈다. △식사는 제 때 하며,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할 수 있도록 식단을 구성한다. △1개 이상의 모임에 참여하여 외로움을 건전한 방향으로 해소하도록 한다. △건강을 위해 한 가지 이상의 운동을 주3회 이상씩 규칙적으로 한다. △건강하다고 생각해도 1년에 한번씩 건강검진을 받도록 하며 몸에 이상이 있으면 즉시 병원을 찾도록 한다. △지병이 있는 경우에는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주위사람들에게 평소 알리는 것이 좋다. △응급상황에 대비하여 긴급하게 도움을 청할 수 있는 연락처를 미리 확보한다. △지나친 음주나 흡연을 삼간다. △혼자라고 무계획적인 생활을 최대한 피하며 귀가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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