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나누는 커플반지에 생명윤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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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나누는 커플반지에 생명윤리 논란
  • 윤종원
  • 승인 2005.06.14 0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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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의 뼈를 나눠 몸에 지닐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생명과학 기술이 영국에서 실험적 사업에 사용돼 논란을 빚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런던 예술대학의 디자이너 토비 케리지와 니키 스토트, 그리고 킹스 칼리지의 생물공학자 이언 톰슨 박사가 공동 주도하는 `바이오주얼리" 프로젝트는 뼈 성분과 비슷한 생체 세라믹인 이른바 `바이오글라스"를 이용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뼈와 보석이 어울린 한 쌍의 반지를 각 커플에게 안겨주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사업 기금 중 일부는 첨단 생물공학에 관한 일반인의 이해를 높인다는 목표아래 영국의 공학 및 물질과학연구위원회(EPSRC)가 제공하고 있으며 이미 5쌍이 이렇게 만들어진 뼈반지를 나눠 가졌다.

이 프로젝트에는 전국에서 180명이 자원했는데 이중 선정된 커플들은 런던 가이스 병원에서 사랑니를 뽑게 된다.

사랑니를 뽑고 난 자리에는 이와 턱뼈를 연결하는 조직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조직에는 뼈를 형성하는 뼈모세포가 풍부하다.

구운 세라믹 합성물인 바이오글라스는 몇단계 가공 절차를 거치면 뼈의 구조와 닮은 구멍뚫린 생체물질로 바뀌며 이 물질을 뼈모세포와 함께 구조물 안에서 키우면 뼈 성분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

이같은 기술은 암환자나 뼈이식 수술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보다 큰 뼈를 키우는데 사용될 수도 있는데 이미 일부 연구팀이 다양한 방법으로 뼈 생장술을 시험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성인의 골수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손상된 닭 배아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신경세포를 키워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심한 화상이나 기형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필요한 크기만큼의 피부와 뼈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잉크젯 프린터를 개발중이다.

그러나 뼈를 키우는 연구는 아직도 초보 단계에 머무르고 있으며 자체적인 혈관구조를 갖추고 지속적인 생명력을 갖는 뼈의 탄생은 아직도 요원한 실정이다.

케리지는 "우리는 디자이너로서 과학의 개가를 얘기함으로써 오브제를 창조하고 대중과 그들의 상상력, 그들의 욕망 등을 끌어들일 수 있다. 우리는 기술의 혁신이 순수한 기능성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필요와 욕구에 의해 어떻게 사용되는 지에 흥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기술로 휴대폰 덮개 등 다른 물건을 만들 수도 있었으나 반지의 상징성에 주목해 결국 반지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바이오주얼리" 프로젝트는 약 10개월 후 가이스 병원 전시회와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일반인들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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