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이 아닌 희망의 10월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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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이 아닌 희망의 10월을 그리며
  • 병원신문
  • 승인 2012.10.15 11: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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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논설위원 · 백중앙의료원장 박상근

박상근 의료원장
10월은 의료공급자들의 가슴이 타들어가는 아픔이 있는 계절이다. 건강보험수가 협상이 있는 달이기 때문이다.

금년은 10월17일까지 수가협상을 마무리해야 한다. 건강보험수가 계약이 유형별로 세분화된 이후 협상이 결렬된 공급자가 조정과정을 통해 인상된 수가를 받은 적은 없다.

오히려 최종 결정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협상결렬에 대한 벌칙으로 협상 시 제시된 수가보다 적거나 부대조건의 굴레를 씌워 수가를 결정하곤 했다.

이와 같은 건정심의 비민주적 구조와 결정체제 때문에 병원협회는 이의 개선요구를 피가 터지도록 외쳐왔지만 그 반응은 바위에 부딪쳐 들려오는 메아리 뿐이었다.

현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구조상의 문제점이 있다고 인식하고 개선할 의지를 내비치기는 하였지만 수가계약 시기만을 내년부터는 5월 말로 변경했을 뿐이었다.

현 유형별수가계약 체제의 이런 비민주적인 관행 때문에 공급자 측 대표는 섣불리 협상테이블을 박차고 나올수가 없다. 타들어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조금이라도 떡 한 쪽을 더 받기 위하여 안간힘을 쓸 따름이다.

최근 5년간 병원급 환산지수는 2% 이상으로 인상된 적이 없다. 보험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관계로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주어진 재정범위 내에서 짜 맞추는 유형별 협상 생리상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게끔 되어 있다.

최근 5년간 병원계 건강보험 누적수가 인상률은 6.2%인 반면 소비자 물가 및 임금인상률의 평균 누적 인상률은 10.4%였다. 이를 현행 수가체제가 시행된 지난 2000년부터 살펴보면 그 격차가 더욱 커 보험료 인상률 20.7% 대비 물가 및 임금인상률은 57.8%였다.

세월이 지나면서 지속적으로 적자로 치닫는 수가결정이 됐던 것이다. 모든 병원들이 산소공급 부족으로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다. 더구나 작년도에는 52개 질환 원외 약제비 본인 부담률 인상, 의료기관 인증평가 및 각종 규제강화에 의한 부대비용 증대로 병원살림은 더욱 어려워졌다.

병원 도산율이 8%에 이르고 그간 증가세에 있던 기관당 총 진료비도 2011년도에는 작년대비 0.4%가 감소했다.

멈출 줄 모르고 성장세에 있던 초대형 병원도 그 증가율이 최하로 꺾였다. 금년도에는 영상장비수가의 대폭 인하, 7개 질환 포괄수가제로의 전면전환, 전기 수도료의 가파른 인상 및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병원경영은 더욱 어려
워질 전망이다.

병원들이 경영의 고삐를 조이고 조여 그 동안 버텨왔는데 이제는 그 한계점에 다다른 듯하다. 일방적으로 결정되는 보험수가로 병원운영이 어려워 지정을 반납하고 싶어도 법적으로 당연지정제라 그럴 수도 없다.

병원 문을 닫는 수밖에 다른 방안이 없다. 우리나라에 병상이 과잉공급 됐으므로 병원들이 문을 닫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지속적인 진료 공백을 가져올 것이며 그것도 의료취약지역이 먼저 무너질 것이다.

환자는 적시에 적정한 진료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일자리는 줄어들고 의료산업은 쇠퇴할 것이다. 의료공급의 육성 발전을 위해 합리적 배려가 필요한 정점에 와있다.

우리나라 진료비는 우리와 비슷한 경제수준에 있는 외국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비증가폭이 커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적은 부담으로 마련된 부족한 재원으로 보장성을 확대해 나가며 어쩔 수 없이 늘어나는 진료비용에 쪼개어 쓰자니 살림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보장성 확대로 비급여 부분이 저수가로 급여권으로 들어오고 쏟아져 들어오는 신의료기술, 기존 의료행위의 진화로 비용증대, 수명연장으로 만성질환환자 증가 및 노인요양비 증가 등이 의료비용 증가 주요인이다.

병원급 진료비가 증가했다고 하나 병원 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없다.

원가에 못 미치는 진료량이 증가한다고 병원경영 지표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환자도 많고 열심히 일하는데 경영을 분석해 보면 적자다. 이것이 현 우리나라 병원경영의 성적표이다.

건강보험재정 현황은 그간 다각적 방법에 의한 의료비용 긴축 및 건강보험 수입증대로 2012년 1월에서 8월까지 2조7천239억원 흑자 및 총 누적액 4조2천839억원을 보유하게 됐다.

이제는 견실한 의료공급체제 구축을 위해 원가에 못 미치는 수가 정상화에 재정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금년도 수가계약이 쓰러져가는 병원을 살리고 왜곡된 의료를 바로잡는 획기적인 수가계약의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

이로써 좌절이 아닌 희망의 10월이 되기를 모든 병원인들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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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yal 2015-04-25 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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