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생명나눔, 뮤지컬로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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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생명나눔, 뮤지컬로 즐겨요”
  • 전양근 기자
  • 승인 2012.08.2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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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인체조직기증·재능기부 동참

열연하는 배우
지난 8월19일 일요일 저녁. 곧 예배가 시작되어야 할 교회 분위기가 심상찮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은 아이들은 앞줄에서 키득키득 웃거나 ‘캭’ 소리까지 내며 들뜬 모습이다. 배우들의 춤과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거나 앵콜을 부르는 모습까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어지는 뜨거운 분위기는 여느 콘서트홀 못지않다.

충무로 등 주요 공연 무대에서나 볼 수 있었던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관악구 남현동의 한 교회를 찾았다. 2004년 한국뮤지컬대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효성을 비롯 최윤 등 실력파 뮤지컬 배우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공연은 화상 등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최수종·하희라씨 부부, 클론의 강원래씨에 이어 이번에는 뮤지컬 배우들이 직접 인체조직기증 희망서약 의사를 밝히고 재능기부까지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연예기획자 겸 뮤지컬 배우 최윤씨는 배우들과 스텝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인체조직기증을 널리 알리는데 적극 나서기로 하고, 찾아가는 콘서트로 생명나눔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펼칠 계획임을 밝혔다.

최윤씨는 “평소 사후 각막 기증서약을 통해 생명나눔이란 좋은 일을 함께 하고 있던 가운데, 보다 많은 환자들을 도울 수 있는 인체조직기증에 대해 알고 나서 많은 배우들과 국민들이 동참했으면 좋겠다는 순수한 마음에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배우로서 가진 재능을 기부 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보람과 자긍심으로 남아 오히려 큰 행복을 얻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첫 행보로, 지난 19일 저녁7시 관악구 남현동 우림교회에서 100여 명의 교인 및 일반인들이 참석한 가운데서 이번 콘서트 무대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예수의 마지막 7일간의 행적을 그린 작품으로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예수의 모습 이면에 숨은 이야기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즐길 수 있는 선택의 여지를 남긴다.

특히 무대에 오르기 전부터 생명나눔에 남다른 열정을 보인 막달라 마리아 역의 강효성씨는 공연 도중 눈물을 흘리는 등 진정성 있는 무대를 펼쳐 더욱 큰 감동을 이끌어냈다. 그녀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인체조직기증을 처음 알았고 나눔의 뜻에 깊은 감동을 받아 선뜻 기증 서약을 결정하기도 했다.

교회 무대에서 처음으로 뮤지컬을 감상한 객석의 감동도 배우 못지않게 컸다. 이날 우림교회를 찾은 임모씨(40세)는 “유명 뮤지컬이 작은 교회 무대에서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새롭다”며 “특히 배우들이 스스로 나서 좋은 일을 하겠다고 마련된 자리이기 때문에 더욱 감동적이었고 나 또한 동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청년부를 비롯한 어린이들의 표정도 신기함 반, 즐거움 반으로 가득 찼다. 객석 뒤에서 갑자기 뛰어 나오며 대사를 읊는 배우를 보고는 입을 다물지 못하는 어린이, 반쯤 자리에서 엉덩이를 띄우고선 배우를 향해 있는 어린이들도 있었다. 어느 순간에는 이곳이 교회인지 콘서트 장인지 헷갈리는 모양이다.

객석의 더 큰 감동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배우와 스텝들은 오는 26일 용산구 ‘한강교회’, 9월2일 길음동 ‘새생명교회’, 9월 9일 광명시 소하동 ‘넘치는 교회’ 등의 일정을 계획으로 릴레이 콘서트를 지속적으로 찾아갈 예정이다.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 박창일 이사장은 “선뜻 인체조직기증 의사와 재능기부를 아낌없이 나눠주겠다고 나선 배우와 스텝들에게 감사함과 보람을 느낀다”며 “아직 인체조직이 국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처럼 자발적인 동참이 점점 늘어나게 되면 약 7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인체조직 이식재의 외화낭비와 안전성 문제를 예방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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