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사형집행용' 약물 수출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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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사형집행용' 약물 수출 금지
  • 병원신문
  • 승인 2012.07.12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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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를 폐지한 영국이 자국에서 생산된 약물이 사형집행에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출을 엄격히 제한하기로 했다.

11일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빈스 케이블 영국 산업경제부 장관은 사형집행 때 마취제로 사용되는 프로포폴의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케이블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영국은 사형 제도에 반대한다"며 "사형 주사에 영국산 약물이 사용됨으로써 사법적 처형에 영국이 연루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케이블 장관은 다만 의학적으로 사용되는 프로포폴은 수출 금지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프로포폴은 중독성 강한 수면마취제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숨지게 한 약물로도 알려졌다.

미국의 미주리주(州)는 최근 미국에서 최초로 프로포폴을 사형집행용 마취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사형집행용 마취제 티오펜탈 소디움(thiopental sodium) 부족에 시달리던 미국의 다른 주들과 유럽 국가들도 프로포폴 사용을 허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더타임스는 영국의 이번 조치로 미국 전역에서 사형집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국의 사형수 21명은 미주리주 교정국을 상대로 프로포폴 사용에 대해 법적 이의를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프로포폴을 주입할 경우 죽기 전에 심각한 통증과 고통을 유발할 수 있어 비인간적이라고 주장한다. 의사들 역시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도 치사량을 인도적으로 주사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독극물 주입을 통한 사형집행에 반대하는 시민단체들도 이번 조치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들은 영국의 결정을 계기로 프로포폴 수출금지가 확산될 수 있고, 제약회사들도 의도하지 않게 사형집행에 연루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교도소들이 프로포폴을 앞다퉈 비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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