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과 요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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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요통
  • 박현 기자
  • 승인 2012.06.05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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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의 55%가 겪는 요통은 급격한 체중 증가와 호르몬 분비 때문
바른 자세,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영양섭취, 휴식으로 출산 후의 척추질환 예방해야

  우리들병원 안미경 괴장
임신 8개월에 들어간 김 모 씨(여, 31세)는 최근 배가 부쩍 불러오면서 허리통증이 심해지고 일상생활이 고통스러웠다. 바닥에 앉거나, 앉았다 일어서기, 눕는 자세 모두 통증 때문에 행동이 부자연스러웠고 갈수록 더해지는 통증으로 앞으로 두 달여 남짓 남은 기간을 어떻게 지내야 할지 눈앞이 깜깜해졌다.

임신여성의 55%가 요통을 겪고 있으며 대개 임신 6~7개월 이후부터 시작돼 임신 말기에는 상당한 요통이 나타난다. 임신부의 척추건강에 이상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크게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다. 하나는 체중증가이며 또 하나는 호르몬 분비 때문이다.

천천히 성장하던 태아는 골격과 근육을 완성하기 위해 임신후기 두 달 동안 신생아 몸무게의 1/3~1/2 정도를 키운다. 따라서 임신 막바지에 갈수록 몸에 요구되는 영양이 많아지면서 체중이 단기간에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다.

체중증가는 척추가 받는 하중을 늘리게 된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척추가 받는 부담은 그 다섯 배인 5kg까지 늘어나 질환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며 척추뼈와 디스크가 이미 약해진 경우라면 힘 없이 무너질 수도 있다.

또한 체중증가로 근육의 힘과 기능이 퇴화돼 척추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척추를 둘러싼 근육은 흔히 돛대에 비유되곤 한다. 척추가 인체라는 배를 움직이는 돛대라면 척추근육은 그것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며 우리 몸이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밧줄의 기능을 한다.

이처럼 척추 뼈가 올바른 정렬을 유지하며 유연하고 힘 있게 움직이도록 하기 위해서는 근육의 기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다른 요통의 원인은 자연분만을 돕고자 골반을 이완시키기 위해 임신 중 분비되는 릴렉신(relaxin)이라는 호르몬으로 임신 5개월부터는 이 호르몬의 분비로 인해 허리를 지탱하는 인대가 늘어나 느슨해진다. 경우에 따라 골반이 벌어지고 엉치와 치골의 결합이 이완되면서 통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더욱이 허리디스크병이 있던 임산부라면 증상이 더욱 악화돼 신경통을 야기할 수도 있다. 임신 중에는 디스크의 수핵을 둘러싼 섬유테가 약해져 쉽게 수핵이 밖으로 빠져나올 수 있는데, 요통이 악화돼 배를 만지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면서 뻣뻣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청담 우리들병원 여성의학과 안미경 과장은 “임신 중 생긴 허리통증은 출산 후 대부분 좋아지지만, 자칫 관리를 잘못할 경우 이후에 척추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중요하다. 바른 자세 유지, 적절한 운동, 균형 잡힌 영양섭취, 충분한 휴식은 출산 전후 척추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배가 불러 몸의 중심이 앞으로 이동하면서 허리근육을 긴장시켜 요통이 생기기 쉽다. 무거워진 배를 지탱하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면 허리와 어깨에 피로가 쌓여 저녁이면 통증이 심해진다. 앉거나 설 때는 허리와 어깨를 구부정하게 하기 말고 똑바로 펴도록 한다. 요통이 발생했을 때는 허리를 따뜻하게 하고 마사지로 굳은 근육을 풀어주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산책도 하루 30분~1시간 정도 매일 꾸준히 하면 충분한 운동이 된다. 다른 운동에 비해 허리와 다리에 무리를 주지 않고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평상시의 2~3배에 달하는 산소를 폐에 공급해주어 태아의 성장과 두뇌 발달을 도와준다.

허리를 펴고 배를 들어올리는 기분으로 골반과 허벅지 근육을 조여주며 걷는다. 단 계단이나 언덕이 많은 곳이나 사람이 많은 곳은 피하고 배가 당기거나 통증이 나타나면 중단한다.

또한 출산이 가까워졌다고 방심하지 말고 매일 체중을 체크하고 고영양 저칼로리 음식을 섭취한다. 지나친 체중증가는 산도에 지방이 쌓여 난산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체중조절에 유의한다.

⊙요통 해소법

-배를 내밀거나 몸을 뒤로 젖히지 않는다. 서 있거나 걸을 때도 등을 쭉 펴고 한 자세로 오래 서 있지 않도록 한다.

-의자는 너무 푹신하거나 등받이가 없는 것은 피하고 등받이에 등을 최대한 밀착시켜 곧게 앉는다.

-걸레질을 할 때는 가능한 허리를 구부리지 말고 밀대 등을 이용해 서서 하는 것이 좋다.

-설거지를 할 때는 두 발을 어깨 폭 정도 벌리고 쿠션이나 책을 바닥에 놓아 5분 간격으로 한 발씩 올려놓는 것이 좋다.

-바닥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바닥에 밀착시킨 다음 허리와 어깨를 꼿꼿하게 편다. 무릎을 구부려 다리를 한쪽으로 틀어 등과 목을 펴고 앉는 것도 좋다.

-바닥에 누울 때 왼쪽으로 누우면 심장의 부담이 줄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이때 다리 사이에 쿠션을 끼우는 것도 좋다.

-임신 후반기에 요통이 심하다면 전문의와 상의 하에 허리와 복부를 받쳐주는 복대를 사용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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