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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잠 설쳤다면 하지불안증후군 의심을
2012년 05월 02일 (수) 12:11:28 박현 기자 hyun@kha.or.kr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부모님들. 흔히 나이가 들어서 잠을 이루기 어렵고 새벽잠이 줄어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혹시 하지불안증후군이 아닌지 확인해봐야할 것 같다.

하지불안증후군은 다리에 뭔가 기어간다거나 저린듯한 이상한 느낌 때문에 잠을 이루기 어려운 증상이다. 디스크나 하지정맥류 등으로 오인해 치료하거나 꾀병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본인에게는 극단적으로 자살을 생각할만큼 끔찍한 병이다.

어버이날, 부모님께서 잠이 줄어드셨다고 한다면 하지불안증후군은 아닌지 체크해보자.

이불조차 덮을 수 없었던 이 모 씨, 딸에게도?

가정주부 이 모 씨(58세, 여)는 1년 전부터 밤에 통 잠을 이룰수가 없었다. 자려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종아리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느낌과 불편감이 있어 다리를 가만히 둘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다리를 조금 움직이면 일시적으로 괜찮아지는 듯했지만 곧 같은 느낌이 반복됐다.

디스크나 허리에 문제가 생긴게 아닌가 싶어서 관련 치료도 하고 폐경이후 갱년기 증상인지 싶어서 호르몬제도 먹어봤지만 증상은 오히려 심해지기만했다.

결국 다리에 이불을 덮을 수도 없고 뭔가 스치기만해도 끔찍한 느낌이었다. 특히 식탁에 기대 서서 잠을 청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이 증상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점이 답답했고 극단적으로 자살까지 생각했다.

하지만 아들이 우연히 하지불안증후군에 대해 알게되어 치료를 받고 약물을 먹기 시작한지 2주만에 증상이 훨씬 호전됐다.

이제 다리에 이불도 덮고자고, 저녁에 푹 잘수 있어서 새 삶을 찾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특히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31세 딸에게도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유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이란?

움직이지 않고, 정적인 상태에서 사지에 불쾌한 감각을 나타나고 자꾸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면서 움직여 주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되고 증상이 낮 보다는 주로 밤에 더 심해지는 증상을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저녁이나 밤에 다리가 근질근질 하다거나, 뭐가 기어다니는 것 같다거나, 저리다거나, 막연히 불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심지어는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이상 감각은 종아리 깊은 곳에서부터 일어나 어쩔 수 없이 다리를 털게 만든다.

이 불편감을 해소하기위해 살을 긁고, 주무르고, 발을 펴보지만 증상을 다소 줄일뿐이며 결국 잠에서 깨기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불면증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가만히 있기 어려워 학업, 업무, 여행 등 방해

하지불안증후군은 정적인 상태에서 다리에 불편한 느낌이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거나 회의, 영화관람, 장시간 운전, 장시간 여행 등이 어렵다.

때문에 원만한 직장생활이나 대인관계가 어려워지고, 우울증 빈도도 높아지며 결국 삶의 질이 현저히 낮아진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수업시간에 가만히 앉아 있기 어려워 부산해지기 쉽기 때문에 선생님께 자꾸 꾸중을 받아 아이가 학교에 가기 싫고, 자신감이 결여되기 쉬으며 주의력 장애나 학습장애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심한 하지불안증후군 7.5%, 치료는 15%만

무작위로 추출된 5천명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전화인터뷰 한 국내의 한 연구에 의하며 심각한 수준의 하지불안증후군을 가지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7.5%에 달했다.

외국에서 조사한 유병율 역시 2.5~15%까지 매우 다양하다. 주의깊게 관찰하면 쉽게 볼 수 있는 흔한 신경질환인 것이다.

   
 
그러나 심한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중 약 15%만이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고, 나머지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증상만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소아에서도 나타나는데, 소아에서는 성장통이나 주의력결핍장애로 오인받기 쉽고, 실제로 예전에 성장통이라고 간단히 넘겼던 아이들의 상당수가 소아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 받았다는 연구도 있다.

조기에 발병하는 유전, 약물복용으로 손쉽게 치료

하지불안증후군은 특별한 이유없이 발생하는 특발성과 기타 여러 가지 내과적, 신경과적, 약물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특발성의 경우는 유전적 요소가 중요한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기타 이차적인 경우는 임산부의 20%, 혈액투석 환자의 20~65%, 철 결핍성 빈혈의 31%, 말초신경병의 5.2%의 환자에게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난다. 조기에 발병하는 경우 가족력을 가진 경우가 더 많고, 노년의 발병은 이차적인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다리마사지, 족욕, 가벼운 운동 등 비약물치료를 권하고, 심한경우는 약물로 치료한다. 약물 치료의 경우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을 보충해주고, 도파민 제재를 소량 복용하면 대개 1~2주면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다.

고대 안암병원 신경과 정기영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은 약물로 비교적 치료가 손쉬운 병임에도 의료진 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만약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다리를 불편해하거나 밤에 불면증이 생긴다면 증상을 귀기울여 듣고 하지불안증후군에 해당되는 건 아닌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불안증후군 진단기준

1.다리에 불편하고 불쾌한 감각이 동반되거나 이 감각에 의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있다.

2.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눕거나 앉아있는 상태 즉 쉬거나 활동을 안하고 있을 때 시작되거나 심해진다.

3.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걷거나 스트레칭과 같은 운동에 의해 최소한 운동을 지속하는 한 부분적으로 또는 거의 모두 완화된다.

4.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이나 불쾌한 감각들이 낮보다는 저녁이나 밤에 악화되거나 저녁이나 밤에만 나타난다.

이상 4가지에 모두 해당되면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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