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수술 논란, 여전히 수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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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수술 논란, 여전히 수평선
  • 박해성 기자
  • 승인 2012.04.21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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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근 교수 “건대자료 모두 공개할 것” 폭탄 발언
학회-송교수, 서로 ‘거짓’ 주장하며 대립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카바수술과 관련해 당사자인 송명근 교수와 관련 학회 전문가가 마침내 한 자리에 모였으나 여전히 수평선을 달리는 입장만 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송명근 교수는 격앙된 모습을 보이며 “건국대병원에서 실시한 카바수술 환자 700여 명의 자료를 모두 공개할 것이며, 조금이라도 결과가 다른 부분이 있다면 사직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하기도 했다.

대한심장학회와 대한흉부외과학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월20일 부산 벡스코에서 개최된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카바수술’ 관련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하며 학계와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이날 토론회는 카바수술 시술자인 송명근 교수와 관련 학회 전문가들이 처음으로 함께 참여한 공개 토론회 자리로, 4명의 연자와 6명의 패널토론자가 서로에 대한 불신 속에 첨예한 대립을 펼쳤다.

■문제없다 vs 윤리성·안전성·유효성 증명 못해
첫 번째 연자로 나선 송명근 교수는 그간의 수술개발 과정과 연구결과, 성적들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에 “후학 중 누군가가 카바수술이 멈춰서는 안되는 이유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발표를 마쳤다.

이어 삼성서울병원 김덕경 교수는 카바링의 개발자와 최대주주, 연구자, 시술자가 송명근 교수 한사람인 것과 임상시험의 오류, 수준 낮은 동물실험, 수술이 필요 없는 환자 중 수술 사망자 발생, 건국대병원 의료진의 신빙성 없는 판독결과 등을 지적하며 카바수술의 비윤리성을 꼬집었다.

보건의료연구원의 카바수술 보고서 연구책임자였던 제주의대 배종면 교수는 “안전하다고 유효한 것은 아니다. 카바수술의 비윤리성 및 유해성은 의학적으로 명백하며 학문적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하고 “즉각적인 수술 중단과 조건부 비급여고시는 철회돼야 마땅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지막 연자인 울산의대 정철현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신기술은 논문으로 입증되는 경우가 많으나 카바 관련 논문은 찾아 볼 수 없다”며 “그나마 있는 송명근 교수 본인의 2004년 박사 논문, 2006년 유럽학회 발표논문, 2007년 순환기학회 발표논문에서조차 나와 있는 데이터가 모두 다르게 나타나 있다”며 데이터 조작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격앙된 분위기…송명근 “자료 모두 공개, 거짓 있으면 사직”
2시간으로 예정돼있던 토론회는 4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서로 ‘거짓’을 주장, 고성이 오가는 격앙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송명근 교수
토론자로 나선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김경수 교수,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김경환 교수, 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장병철 교수, 제주한라병원 흉부외과 조광리 과장은 송 교수의 데이터 신뢰도와 비윤리성을 문제 삼았다.

반면 서울백병원 흉부외과 김용인 교수와 전북대병원 흉부외과 최종범 교수는 카바수술과 관련한 보건연의 데이터에 오류가 많다며 송 교수 옹호에 나섰다.

이에 대해 송 교수는 “카바수술에 대한 불신이 이정도로 극심한 줄은 몰랐다. 다들 신기술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관심이 없어 생긴 문제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건국대병원에서 실시한 카바수술 환자의 관련 정보 모두를 공개하겠다. 만일 얘기했던 것과 결과가 다르다면 사직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이어 데이터 신뢰도와 관련해서는 “데이터 조작과 제출 자료의 부실, 유령환자를 만들어 냈다는 주장들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어이없다”고 반박하고, 적응증이 낮은 환자의 수술 사망과 관련해서는 “사망환자는 절대 없다. 철저히 조사해도 좋다”고 일축했다.

또한 왜 전향적 연구자료를 제출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카바수술의 95%를 막아두고 어떻게 연구결과를 내라는 것이냐”고 답했으며, 패널들의 이어지는 반박에 흥분해서 “돈 때문에 카바수술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얘기는 상당히 거북하다. 신의료기술에 재료가 문제된다면 카바링을 쓰지 않겠다”고 까지 얘기하기도 했다.

■시간끌기 우려, 뒷짐지고 있는 정부 비판 이어져
건국대병원 환자의 모든 정보를 공개하겠다는 송 교수의 발언에 좌장을 맡은 심장학회 송재관 학술이사(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는 “이제라도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며 “학회와 정부, 송 교수 모두 함께 논의해 제대로 된 검증을 이뤄내보자”고 자리를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또 다시 송 교수의 시간끌기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한 이도저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심평원은 지난해 6월 카바수술에 대한 검증을 조건으로 일단 환자가 수술비 전액을 내는 조건부 비급여로 고시해 카바수술을 허용했다.

현재 심평원은 건국대병원에서 카바수술을 대동맥판막성형술로 수술명을 바꿔 진료비를 청구한 79건에 대한 지급을 보류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카바수술의 조건부 비급여는 오는 6월14일까지로 이후 조건부 비급여를 계속 유지할지, 중단시킬지를 결정해야 하지만 심평원이 아무런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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