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4.0과 한국병원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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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4.0과 한국병원 4.0
  • 병원신문
  • 승인 2012.03.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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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하면서

국내 언론에서 미국 월가소동(Occupy Wall Street)이 발생하면서 따뜻한 자본주의 <Capitalism 4.0>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계 영국언론인 아나톨 칼레츠키가 저술한 <자본주의 4.0>가 신자유주의를 대체할 새로운 견제 패러다임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조지 소로스는 자본주의 미래를 이해하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으로 추천할 정도이다. 칼레츠키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출생하여 유년시절에 영국으로 이주해 와 경제학을 전공한 언론인으로서 ‘The Times' 지 경제부문 총괄 에디터로 활약하면서 경제부문의 균형 잡힌 시각과 분석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칼레츠키는 지난 150년간 발전해 온 자본주의가 고정된 제도들의 집합이 아니라 위기를 통해 재탄생되고 재건되며 진화하는 시스템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그의 주장에 의하면 2007∼2009년에 일어난 일련의 국제 금융 사건들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면서 이를 <자본주의 4.0> 시대의 개막으로 보고 있다.

칼레츠키는 자본주의를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자본주의 1.0은 18세기 아담 스미스가 활동하던 자본주의 태동기에서 1929년 대공황까지 자유방임주의의 시대였다. 이 시기에서는 정부는 '야경 국가'에 불과했으며 시장에 개입할 수 없었고, 기업의 자유방임형과 시장 지배가 허용되던 시기였다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자유방임형 시대에서는 아담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은 손이 작동하는 시장, 상거래 규칙과 상호간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 작동하는 시장경제이다. 칼레츠키는 자본주의 10.0는 몇 개의 하부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자본주의 1.0은 1776년도 국부론의 시대, 자본주의 1.4는 자본주의 몰락의 시대 등이 그 사례이다.

자본주의 2.0은 1930년대 뉴딜정책 시기부터 1970년대 석유파동 직후까지의 자본주의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 시기는 전통적인 자본주의가 저물기 시작한 시기로서 경제학의 케인스주의가 지배하던 시기로서 정부가 시장을 통제, 관리해야 된다는 인식이 지배한 시대이다. 이 시기는 40여년 동안 지속되었고, 몇 개의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 자본주의 2.0 : 뉴딜정책 시대(~1938년)
● 자본주의 2.1 : 정주주도의 시기(~1945년)
● 자본주의 2.2 : 케인즈시대(~1969년)
● 자본주의 2.3 : 에너지 위기, 인플레이션시대(~1980년)

자본주의 3.0은 1980년대 신자유주의 도래기부터 2008년 금융위기 때까지 시대를 포함한다. 1980년대부터 2008년까지는 신자유주의 시대로서 정부도 경제의 영역으로 간주,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시대에 경제 효율성의 논리가 지배하였고, 파생상품, 주식, 부동산 등 금융경제가 활성화되던 시기로서 30여년 동안 지속하였고, 2007~2009년의 경제위기로 이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칼레츠키는 새로운 자본주의 4.0 시대를 강조하면서 유능한 정부가 시장의 활성화를 가져온다고 주장하면서 <혼합경제> <따뜻한 자본주의> 등을 강조한다. 즉, 자본주의 4.0은 정부와 시장의 역할 가운데 하나만 강조했던 이전 시대의 경제 인식과는 달리 정부와 시장이 모두 잘못될 수 있다는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또한,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지난 온 여정을 반추하면서 인간의 창조력과 시장시스템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소개하고 있다. 칼레츠키는 자본주의 4.0 시대에는 정치와 경제를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 협력하는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 칼레츠키는 이것이 자본주의 4.0의 가장 커다란 특징이며, 이렇게 정부와 시장이 모두 오류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함으로써 실험정신과 창조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한국병원의 4.0 시대

□ 한국병원 1.0 : 태동기(~1970년)

우리나라에 병원이 설립된 것은 선교의사 알렌이 고종황제께 병원의 설립을 주장하여 1885년도 광혜원이 개설한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광혜원(이후 제중원으로 변경) 개설 이후 동대문병원(1887년), 전주예수병원(1898년) 대구 동산병원(1899년), 광주기독병원(1905년) 등이 설립되었다. 이처럼 한국병원의 태동기는 기독교병원이 중심으로 발전한 것이 특이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 이후 1904년도 대한의원이 설립되었는데, 이는 광복 후에 서울대병원의 모체가 되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병원은 도입병원으로 40여개가 증가하였는데, 이는 식민지 지배시대의 우산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병원의 태동기의 민간병원 시초는 백병원이 1932년도에 설립되었는데, 백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단법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병원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 사건은 6.25사변이 일어나면서 해외원조를 받아 기독교 병원이 전국적으로 건립되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개신교 병원이 설립되었는데, 산과병원이 많이 증가한 것은 전쟁이후 출산율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병원은 부산침례병원, 일신기독병원, 원주기독병원, 서울위생병원 등이 있다.

□ 한국병원 2.0 : 의료법인 병원시대(1973년~1989년)

한국병원 2.0시대의 개막은 법인병원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병원 1.0 시대를 거치면서 국내 의과대학에서 수련한 의사들이 개인 또는 소규모로 모여서 개인병원을 만들기 시작하여 그 수가 증차 증대하였다. 1963년 제일병원(서울), 1968년 설립된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서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은 설립주체가 개인병원들은 1973년 일본식 의료법인제도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였다. 그 당시 다수의 개인병원들은 법인병원으로 전환하였다. 특이한 사항은 당시 개인병원이 법인병원으로 전환을 정책적으로 추진하면서 개임병원 자산을 법인으로 출자할 경우 취득세, 등록세 등을 면제하는 인센티브를 도입하였지만, 일본 의료법인제도와는 다르게 투자자의 출자지분을 인정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의료법인의 비영리법인화는 지금에도 사회적인 논란이 되는 영리법인의 진입장벽으로 제도적 장치가 되고 있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규모가 큰 종합병원 중에서 여전히 개인병원으로 남아있는 병원이 많이 있어 법인정책의 이중성이 현재까지 노정되고 있다.

□ 한국병원 3.0 : 전국민보험시대(1989년~2010년)

한국병원 3.0시대는 전 국민 의료보험시대로 특징되는 시기이다. 당시 병원급 공급병상수는 77천병상으로 인구 천명당 2.845병상으로 상당히 열악한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서 정부는 의료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 OECF 차관병원을 건립하면서 전국 군단위 지역에 까지 차관병원이 건립되었다. 그 결과 전국민 의료보험이 1989년부터 도입되면서 병상공급과 함께 의료이용자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병원 전성기시대가 시작되었다. 이 시기에 또 다른 사건은 서울아산병원(1989년)과 서울삼성병원(1994년)의 개원이다. 이 이전까지 의료서비스의 중심(power)는 공급자 중심의 시스템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두 병원이 의료공급 시장에 진입하면서 의료시장에서 중심축이 의료공급자에서 의료소비자 축으로 중심축이 이동하게 도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 시기부터 환자들의 의료쇼핑현상이 생기면서 병원경영에서 다양한 의료마케팅기법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이와 함께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도 요양병원이 도입하기 시작하였는데, 건강보험 심평원에 자료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증가추이가 2000년 19곳에서 2010년 6월말 825곳으로 기하급수적인 증가현상(4242%)을 보였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의료기기의 양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PET-CT는 2000년 단 1대에 불과했지만, 2010년도 144대로 증가세가 나타났다. MRI는 2000년도에 비해서 267.7%, CT는 27.9%가 늘어났다.

□ 한국병원 4.0 : 의료산업화시대(2010년~?)

한국정부는 2010년부터 국내 의료기관의 외국인 환자 유치ㆍ알선을 허용하였다. 2011년도에는 의료관광객 유치 목표를 7만명으로 설정하고 의료관광비자제도 등 해외환자 유치 촉진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가 보건의료는 국민의 건강 추구를 위해 국가가 책임지고 보장해야 하는 공공재로 인식하고 비상업적 영역으로 간주돼 온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정책전환이다. 이와 같은 정책전환의 배경에는 의료서비스의 시대적 변화와 함께 소비자들의 욕구 다양화 등 의료서비스 개념이 급격하게 변화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국내 병원 중에서 `진료수입 1조클럽`에 가입하는 의료기관도 늘고 있다. 인터넷포털 메디파나뉴스가 일부 대형병원 손익계산서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아산병원은 2009년도 기준으로 1조2479억원, 삼성서울병원(강북삼성 마산삼성병원 포함) 매출규모가 1조168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국병원 4.0 시대에도 의료산업화에 따른 이념적 반대 주장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진보주의 성향의 시민단체(NGO)에서는 의료분야는 산업이 아니라 국민의 권리로서 의료산업화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에 표명하고 있다. 공공의료가 취약한 우리나라에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등 의료산업화는 영화 “식코(감독 : 마이클 무어)”와 같은 사태가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 맺음말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을 발간한 시기가 1776년도부터 진정한 자본주의가 출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에서 처음으로 병원이 설립된 시기는 1798년도로서 병원은 자본주의 발전역사과 유사한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칼레츠키의 저서 <자본주의 4.0>의 독창성은 자본주의 시대를 숫자(1.0~4.0)로 표시하여 시대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구분한 것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최근의 자본주의 문제점에 대한 처방으로 <자본주의 4.0>에서는 유능하고 적극적인 정부에 의한 처방이 있어야만, 시장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인식을 기초로 <혼합체계>를 주창한데 특징이 있다.

한국병원 4.0시대에서도 칼레츠기가 주장한 4.0시대처럼 <혼합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의료산업화 추진과 함께 인구의 고령화와 의료수요의 다양화 등으로 인해서 증가하는 건강보험 재정악화를 방지하고 지속성장을 위해서 재정증가 규제수단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선진국에서도 이미 겪고 있는 문제들이다. 각 국가들마다 국민들의 다양한 의료서비스 요구도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재정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진보주의 성향의 시민단체(NGO)에서는 ‘건강보험하나로’ 등의 무상의료 캐치프레이즈로 건강보험료를 1인당 매달 1만1000원씩 인상하면 OECD 선진국 수준의 무상의료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병원 4.0 시대에는 의료산업화, 의료국제화 대 공공의료, 무상의료 등 다양한 주장의 상충이 예상된다. 또한, 한국병원 4.0 시대에는 병원의 <따뜻한 진료> <병원나눔경영> 등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관심이 높아질 것이다. 이와 함께 국내의료의 지속적인 성장과 공공서비스 공급을 위한 공공의료과 민간의료의 역할과 관계설정이 주요과제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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