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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분쟁조정법 무엇이 문제인가?
무과실 보상, 전문가 의견 부족한 보상심의위원회 등이 문제
불가항력적 질환인데 의사 50% 책임은 정부의 책임전가일 뿐
2012년 01월 27일 (금) 11:14:47 박현 기자 hyun@kha.or.kr

4월 시행 예정인 의료분쟁조정법을 앞두고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대한산부인과분만병원협의회는 지난 1월16일 발표한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의료분쟁조정법의 하위 법령안이 수정되지 않는 한 절대 조정중재원의 구성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며 전국 분만병원과 전체 산부인과 의사들 모두 조정제도 참여를 거부할 것임”을 천명했다.

왜 산부인과 의사들은 이 제도를 반대하는 것일까?

산부인과 의사들은 현 의료분쟁조정법에서 손해배상 대불제도 등에서도 많은 문제가 있지만 다음의 두 가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고 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첫째는 무과실 보상 부문이다.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제46조 제1항에 정하고 있는 무과실 보상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분만에 따른 뇌성마비, 분만과정에서의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이다. 즉 이 시행령이 집행되면 모든 뇌성마비,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은 잠재적으로 무과실 보상의 후보가 될 수 있다.

뇌성마비의의 발생빈도는 만삭분만 기준으로 출생아 1천당 1~2명에 해당하며 조산의 경우는 그 발생빈도가 현저히 증가한다. 뇌성마비 발생 원인의 약 10% 이하가 주산기 저산소증과 관련되며 70~80%는 분만 행위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산전 요인이다. 그밖의 유전성, 출생 후 요인에 의해서 뇌성마비가 발생한다.

따라서 대부분 자연 발생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에 대해서 분만의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의사가 50%를 책임져야 한다는 무과실 보상주의는 민법의 기본원리인 과실책임주의에서 어긋난다라는 법적인 논박을 떠나서 열악한 의료환경에서 24시간 분만장을 함께 지키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자긍심을 무너뜨리는 정책이라는 것이며 이는 마치 암으로 죽은 환자를 병원에서 50% 보상하는 것과 동일하다.

둘째는 전문가의 의견을 최소화한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이다.

법률안 제46조 시행령 제19조에 의하면 실제로 의료 사고발생 시 이 사건이 과연 '불가항력적'임을 판단하는 주체는 심의위원 7명으로 구성되는 '의료사고보상심의위원회'이며 7명의 위원 중 산부인과 전문의는 2명만 포함되어 있다. 나머지 위원 5명은 조정위원(2명), 감정위원(2명), 시민단체(1명)로 구성되어 있다. 법률안에 의하면 감정위원에는 의사뿐만 아니라 한의사나 치과의사도 될 수 있다.

이러한 7명의 위원이 “뇌성마비,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이 “분만과 관련이 되어 있다”거나 “불가항력적이다”라는 사실을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판단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가 아닌 위원들에 의해서 자신의 진료행위의 과실 유무가 결정된다라는 사실은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어떠한 논리로도 받아들이기 힘든 사안이라는 지적이다.

지금까지는 분만과 관련된 의료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환자가 소송을 제기하면 의료과실 여부를 분만현장과 연구에 오랜 시간을 바쳐온 대학병원 산부인과 중견교수, 즉 전문가의 감정을 받는다. 그러나 현 상태로 의료분쟁조정법이 시행되면 다수 이상이 분만과는 거리가 먼 위원들로부터 감정을 받는 셈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대한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대한산부인과분만병원협의회는 “고위험군의 산모나 태아, 신생아의 발생은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확률의)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따라서 “이 같은 응급한 상황이 발생 시 언제 어디서든 훌륭한 의료진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당 의료 분야를 발전시키고 유지해야 할 책임이 보건당국에 있다는 점”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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