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 보형물은 의료 규제 실패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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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보형물은 의료 규제 실패 사례"
  • 병원신문
  • 승인 2012.01.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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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기기 결함, 오히려 CE마크로 숨겨져"

유방 성형에 저질 보형물이 사용됐다는 논란은 의료 기기에 대한 안전성 규제가 실패했다는 방증이라는 전문가 주장이 나왔다.

18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코번트리대학에서 환자 안전을 연구하는 브라이언 토프트 교수는 의료 상품 및 기기의 품질을 인증하는 CE마크(유럽품질인증) 제도 자체에 심각한 결점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토프트 교수는 지난해 여러 차례에 걸쳐 정부 장관들과 규제기관을 상대로 고관절이나 유방 삽입 보형물 등 의료상품의 품질을 인증하는 CE마크가 환자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7월 기구안전위원회 발표회에서 CE마크가 "환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불량 기기들을 숨겨주는 방어막을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또 9월에는 사이먼 번스 보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기기들이 올바른 방법으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디자인 사양에만 근거해 CE마크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 의약품·의료기기 규제기관인 MHRA가 지난 한해 고관절에서부터 수술기구에 이르기까지 각종 의료기기에 내린 경고는 무려 113건에 이른다.

그러나 MHRA는 문제 사례가 보고되기 전까지 이러한 저질 기기들을 점검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토프트 교수는 MHRA의 공인기관들을 통해 점검이 이뤄지는 현 제도는 점검을 제대로 한다는 보장이 없어 엄청난 결함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PIP의 유방 성형 보형물도 제조사가 점검 통보를 10일 전부터 받아 불량 실리콘을 미리 숨겼기 때문에 문제 적발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토프트 교수는 "영국 규제 당국은 스스로 점검할만한 자원이나 힘이 모두 없다"고 비난하고, 지난 2일 정부가 위험한 의료기기들이 환자에 닿지 않도록 보장해줄 것을 촉구하는 편지를 번스 장관에 보냈다고 밝혔다.

의학전문잡지 '랜셋'의 편집장인 리처드 호턴은 정부가 지난 2년간 규제 제도 실패 사례들에 관한 논쟁을 벌여왔으나 소용이 없었다면서 "문제가 생길 때까지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게 MHRA의 운영원리"라고 꼬집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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