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되는 다중공격 항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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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되는 다중공격 항암제
  • 윤종원
  • 승인 2005.05.1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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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가 증식과 전이에 이용하는 갖가지 수단가운데 한 가지만을 공략하는 기존의 항암제를 대체할 다중공격 항암제들이 개발되고 있다.

말하자면 렌치나 망치 하나만이 아니고 공구상자를 통째로 들고와 작업하는 수리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화이자 제약회사가 개발 중인 다목적 항암제 AG-013736. 이 차세대 항암제는 임상시험에서 진행성 신장암 환자의 40%에게 종양을 축소시키는 효과가 나타났다.

임상시험에 참가한 말기 신장암 환자 52명 중 29명이 종양이 축소되어 아직도 투약이 계속되고 있고 16명은 상태가 악화되었으며 그 나머지 환자는 중도탈락하거나 사망했다.

일부 환자는 예고된 생존기간을 훨씬 넘긴 1년이 넘도록 생명을 유지하며 투약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환자 중 한사람인 커트 본햄(49) 씨는 암세포가 이미 폐까지 번져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이 약을 복용하면서 폐에 생긴 13개의 커다란 악성종양이 작은 점으로 줄어들었다.

이 임상시험 결과는 13일 미국임상암학회 회의에서 발표되었다.

신세대 항암제들은 암세포의 영양 공급원인 혈관형성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이용하는 배전반(配電盤)을 교란시키는 등 암세포가 증식-전이에 이용하는 수단들을 한꺼번에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AG-013736은 종양의 혈관형성과 배전반의 핵심라인 중 하나를 차단하는 작용을 한다. 화이자는 이와 비슷한 차세대 항암제인 수텐트(Sutent)도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밖에 앰젠,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등 다른 제약회사들도 이와 비슷한 신세대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엘 제약회사와 오닉스 제약회사가 공동개발한 소라페니브(Sorafenib)는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아래 특정 신장암 환자들에게 제한적으로 투여되고 있다.

이 신세대 항암제들은 최소한 암의 진행을 만성질환의 상태로 안정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밴더빌트 대학의 암전문의 메이스 로센버그 박사는 암세포는 증식-전이수단 중 하나정도는 차단되어도 이를 쉽게 비켜 갈 수 있다고 말하고 문제는 암세포가 가지고 있는 여러가지 수단 중 얼마정도를 차단해야 암세포를 무력화시킬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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