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음주 어디까지? “애매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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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음주 어디까지? “애매하시죠?”
  • 박현 기자
  • 승인 2011.12.12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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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친하면 한 잔, 친하면 두 잔, 낮에 마신 것도 음주에 해당
안 친하면 한 잔, 친하면 두 잔, 낮에 마신 것도 음주에 해당

마케팅 회사에 다니는 박 과장은 지난 해 송년회가 아주 만족스러웠다고 말한다.

거래처와는 주로 점심식사를 겸해 술 1~2잔 하는 것으로 선방했고 저녁 송년회에서는 소주 1~2병 정도로 '가볍게(?)' 마무리를 하고 정신을 잃지 않고 집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부인도 “흥청망청 한 술자리가 없어서 너무 좋고, 건강도 지킬 수 있어 안심”이라고 말하곤 했다고 그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박 과장의 생각은 틀렸다.

그는 하루에 알코올 일일 기준인 60g을 넘겼고 일주일 총 기준인 15잔을 넘겼기 때문이다. 음주량을 계산할 때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에 마신 총량을 계산해야 하고, 도수가 낮은 술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술을 마셨다면 적어도 3일간은 간을 쉬어주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오히려 과음을 한 뒤 며칠씩 쉬어준 사람 보다 더 좋지 않을 수 있다.

그럼 어떻게 하면 똑똑한 송년회를 보낼 수 있을까? 이것 참 애매하다. 송년회 음주에 대한 애매한 생각, 확실히 알아보자.

똑똑한 송년회란 이런 것!

낮에 조금 마신 것도 음주에 해당됩니다~

낮에 간단하게 하는 송년회가 유행하면서 위 박과장처럼 낮에도 반주로 1~2잔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경우 낮에 마신 술까지 하루 음주 총량으로 계산해야 한다. 저녁에 소주 1~2병 마신 것만 따지면 안된다.

그런 상태에서 하루 알코올 함량 60g 이하로 음주량을 지켜야 한다.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의하면 위험음주 기준은 남성 일일 60g 이상, 여성은 그 보다 적다.

계산방법은 이렇게 하면 된다.

술병에는 용량이 cc로 나와있다. 우리나라 맥주 작은 병은 350cc, 중간크기는 500cc이고 소주 한 병은 350cc다. 또 술병에는 알코올 농도가 %로 쓰여 있다. 이 농도는 술 100cc 속에 들어있는 알코올 함량을 뜻한다. 예를 들면 소주의 알코올 농도가 25%란 말은 소주 100cc 속에 25cc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는 뜻.

알코올의 양을 나타낼 때 항상 중량(g)으로 표시하니 환산하는 법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 마신 알코올 중량=마신양(cc로 계산) x 알코올 농도(%) x 0.8 ÷ 100

박 과장이 하루 동안 맥주 1병과 소주 2병을 마셨다면 총 90g을 마셨다는 계산이 나온다.

(맥주 = 500cc x 5% x 0.8 ÷ 100 = 20g, 소주 = 350cc x 25% x 0.8 ÷ 100 = 70g)

따라서 이는 60g을 넘긴 채로 한 달 이상 장기간 음주를 한 셈이니 상당부분 건강이 나빠졌을 것은 뻔한 일이다.

안 친하면 한 잔, 친하면 두 잔

회사 송년회 자리에서 평소 안 친한 부장님이 술을 권했다면 한 잔, 친하면 두 잔 정도 먹으면 된다.

우스개 소리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말은 즉 하루 2~3잔을 넘기지 말라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 권고에 의하면 위험음주 기준은 남성 일일 5잔(60g)이상, 여성 4.5잔 이상이다. 또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알코올을 해독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2~3잔(일주일에 15잔)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맥주 1병은 3잔, 소주 1병은 7잔)

이때 주종과 잔의 숫자는 무관하다. 왜냐하면 도수가 약한 술은 잔이 크고, 도수가 높으면 잔은 작아지기 때문이다.

송년회 술자리 가벼운 것? 무거운 것 순서

송년회 때 무엇을 먹을까 애매한 상황에서 안주는 가벼운 것에서 시작해서 무거운 것 또 가벼운 것의 순서로 먹는 것이 좋다.(가벼운 것?무거운 것?가벼운 것)

음주 전 부드러운 유동식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 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 좋다. 위가 비어있는 상태로 음주하게 되면 위벽을 상하게 할 뿐 아니라 알코올 분해 효소가 채 작용하기도 전에 술이 체내로 흡수되어 간에 큰 부담을 준다.

그런 다음 술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때는 고단백질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육류보다는 생선, 굴, 치즈, 육포, 골뱅이 무침 등 고단백 저지방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후식으로는 비타민이 많은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적당하다. 음주자들은 비타민 B,C가 특히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숙취해소, 응급조치 요령 알아두셔야 합니다

콩나물, 북어해장국 등 맑은 국과 밥이 위에 부담을 줄이며 해장을 하기에 좋은 음식이다. 이뇨작용을 돕는 우롱차와 녹차도 좋고, 수분 등을 보충해주는 이온음료나 꿀물도 좋다. 커피는 진하지 않게 한 잔 정도는 괜찮다.

음주 후 두통이 있을 경우에는 두통약이나 숙취해소 음료를 복용하기 보다는 물과 따뜻한 차 종류를 마시거나, 해장국을 챙겨먹는 것이 오히려 빠른 방법이다. 물론 증상이 심하고 반복적으로 증상이 있다면 진통제로 치료하기도 한다.

또 밀폐 된 곳에서 술을 마실 때는 1시간에 한 번씩은 밖에 나가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좋다.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좋다.

음주 시 습관적으로 구토를 하는 경우라면 위가 많이 손상됐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추후 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속이 메스껍더라도 일부러 구토를 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차 종류를 마시면서 속을 가라앉히는 것이 좋다.

음주 시 얼굴이 홍당무가 되는 사람들은 체내에 알코올 분해 효소가 비교적 적은 것이므로 더 마시는 것은 인체 손상을 초래할 수 있으니 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잦은 술자리 때 마다 주사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상황을 일시적으로 모면하기 보다는 해주클리닉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는 뇌 손상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블랙아웃(필름 끊김 현상)이나 주사 등 뇌세포와 관련된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 ‘청간해주환’과 같은 보호물질을 복용하는 것도 좋다.

몸 망치는 망(亡)년회, 이렇게 하면 된다

일 년 동안 쌓였던 스트레스 망년회 때 모두 풀자며 하는 두주불사(斗酒不辭) 과음, 과식, 폭식, 흡연 등은 그야말로 몸 망치는 망년회의 특징이다.

과음이나 폭음을 하면 알코올 그 자체가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조직들(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에 직접 작용하여, 이곳들의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스트레스를 더 심하게 받게 된다. 또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송년회 때마다 술로 뒤범벅이 되면 알코올 남용이나 의존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망년회 회식 때 많이 찾게 되는 삼겹살 등 고기 안주도 몸 망치는 전형이다. 육류는 단백질은 풍부하지만 고열량 식품으로 1g에 7kcal의 열량을 내는데, 술과 함께 먹으면 우리 몸이 알코올을 먼저 처리하느라 지쳐서 결국 고열량의 육류 안주는 고스란히 체지방으로 저장되어 비만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간과 혈액에 중성지방이 쌓여 간질환, 고지혈증 등의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음주 중 흡연은 절대 삼가야 한다. 알코올이 몸에 들어가면 이를 해독하기 위해 간에서는 산소의 요구량인 늘어난다. 이런 상태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면 산소결핍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신 후 매운 짬뽕, 라면, 감자탕, 얼큰한 뼈해장국 등을 먹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것도 절대 금물이다. 가뜩이나 음주로 위벽의 손상이 있는 상태에서 맵고 짠 음식이 들어가면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술 마신 뒤 사우나나 더운 물로 샤워하는 행위는 자칫 탈수증세로 이어질 수 있으니 삼가자. 음주로 인해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더운 목욕을 하면 탈수증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몸 망치는 망년회의 전형은 끝날 줄 모르는 네버엔딩 술자리다. 이럴 때는 대중교통수단이 끊기기 전에 자리를 털고 일어나는 게 상책. 이렇게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 있지만 사실은 만취상태가 되어 주사를 부리거나 나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오히려 사람들을 잃어버리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도움말=보건복지부 지정 알코올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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