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랑일까요?(원제:A Lot Like Love)"는 애쉬튼 커처를 내세운 맞춤 상품이다. 20대 후반으로 접어든, 한창 물이 오른 잘 생긴 스타의 매력을 한껏 부각시킨 로맨틱 드라마인 것.
상대적으로 아만다 피트의 얼굴에서 "나이"가 느껴져 균형이 좀 깨지긴 하지만 영화는 확실한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맞춤 상품으로서 그닥 손색이 없다. 더도덜도 아닌 "선남선녀의 예쁘고 화사한 연애"를 그린 이 영화의 목적은 그것을 보며 유쾌해지고 싶은 관객을 모으는 것이다.
"우리, 사랑일까요?"는 7년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거듭한 남녀의 이야기다. 대학을 갓졸업한 패기 넘치는 젊은이 올리버는 치밀하게 사업구상을 하며 6년 후를 기약한다. 그때는 반드시 성공한 사람이 돼 있겠다는 것. 반면 실연했다는 이유로 처음 본 남자와 비행기 화장실에서 관계를 맺을만큼 대담하고 자유분방한 아가씨 에밀리는 미래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어 보인다.
이 두 사람은 비행기 화장실에서의 관계 이후 하루 동안 짧은 데이트를 한다. 그리고 아듀. 3년 후 다시 만난 이들은 또다시 불같은 감정에 휩싸이지만 역시 하루뿐, 다시 2년간 소식도 모르고 지낸다. 그 사이 둘은 각기 다른 상대와 사랑을 했고, 헤어진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오가며 매번 짧지만 강렬한 사랑의 감정을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세렌디피티" "해리가 샐리가 만났을 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니 새로울 것은 전혀 없다. 뻔하고, 공식 그대로다. 그러나 주인공이 다르다. 이 점은 주인공의 존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로맨틱 드라마에서는 큰 차별점이 된다. 또 배경과 에피소드가 다르지 않은가.
영화는 커처와 피트의 사랑스러운 애정행각을 그리며 귀에 익은 음악을 적절하게 들려준다. 절로 따라하거나 장단을 맞추고 싶을만큼.
인생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반면 인연은 돌고 돌아도 결국 만나게 된다. 절망에 빠진 커처에게 그의 농아 형이 "그게 인생이야. 지금 이대로를 즐겨"라고 수화로 애정어리게 충고하는 대목은 이 뻔한 영화에서 그래도 콧등을 찡하게 만든다. 또 국립공원에서의 "달밤 퍼포먼스"는 꽤 신선하다.
20일 개봉, 15세 관람가.
저작권자 © 병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