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귀의 날 행사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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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귀의 날 행사에 관심을
  • 박현
  • 승인 2005.04.2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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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병원 박기현 교수
耳目口鼻가 반듯한 사람, 왜 귀 耳자가 제일 앞으로 나왔을까? 단순히 외적인 美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남을 배려하는 나아가서는 조직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려깊은 인간을 耳目口鼻가 뚜렷한 사람이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상청력은 언어발달의 필수적인 요소로서 신생아의 난청이 조기에 진단되지 못하고 재활이 늦어질 경우, 언어발달의 지연뿐만 아니라 행동장애, 학습장애 등을 초래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

언어 중추의 신경망이 형성되기 전인 3세 이전에 선천성 난청은 진단되고 조기에 청각재활이 되어야 어느정도의 언어발달을 기대할 수 있다. 난청이 조기에 진단되지 않고 발견되는 평균연령이 약 2.5세인데, 정상아가 태어나서 36개월까지 배우는 단어가 500-1천개로서, 난청아가 출생 후 6개월부터 말을 배우기 시작할 경우 3년 동안 150-370개, 출생 후 2년부터는 100개미만의 단어를 배우게 되어 결국 농아 등 장애인이나 저지능아가 된다.

그러나 출생 후 보청기 사용, 수술적 요법(인공와우이식술) 등을 통해 조기에 치료할 경우 3년 동안 배울 수 있는 단어가 320-700개 정도로 기본적인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뿐더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선천성 난청은 신생아 1천명 중 1-3명의 빈도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어 인구 1천명당 15.2명의 국내 출생률에 근거할 때 매년 1,000명 이상의 신생아가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신생아 청각장애를 방치할 경우에 발생하는 환자 개개인이 입는 경제적 손실과 사회복지를 위한 국가의 누적비용 부담은 적지않다. 아울러 최근의 저출산 시대에서는 이러한 청각장애자 한명에 대한 조기재활은 경제적 이득 이상의 큰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한 사람의 청각 장애자라도 일찍 발견해서 재활하여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서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되는 시점에 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국내에서 신생아가 태어나면 모든 병원에서 선천성 질환을 찾기위해 몇 가지 검사를 시행한다. 그 중 부신과증식증, 갈락토혈증 등은 10만명당 2명, 페닐케토산뇨증은 10만명당 3명, 갑상선기능저하증은 10만명당 28명 꼴로 나타나게 된다.

그런데 선천성 난청은 10만명당 1천500명 정도의 빈도를 보이고 있어 그 어느 선천성 질환보다 흔한 질환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병원에서는 몇몇 대학병원을 제외한 어느곳에서도 신생아 난청선별검사를 제대로 시행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1998년 3월부터 2004년 12월까지 만 6년동안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출생한 정상 신생아 8천772명과 신생아 중환자실에 있었던 1천522명 즉 전체 1만29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청각선별검사결과, 이 중 청력 역치 60dB 이상의 양측난청 신생아는 20명, 전체의 0.19%이었다. 이는 미국국립보건원(NIH)의 보고와 일치하는 결과이다.

아주대학교병원의 통계에서 신생아 1인의 청각선별검사에 약 3만원의 경비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되어 청각장애가 있는 신생아 1명을 조기에 진단하는데 약 1천400만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조기진단으로 인해 환자 개인과 사회적으로 얻는 이득을 생각해 볼 때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확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즉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할 수 있는 사람이 청각장애자로 사회에 배출되는 경우 여러가지 사회 경제적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것을 고려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신생아 청각검사가 국가 지원하에 국내 모든 신생아에게서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미국의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는 Hawail에서 주정부 지원으로 정상 신생아를 대상으로 하는 Universal Newborn Hearing Screening(UNHS)을 법제화하여 1992년부터 처음 시작되어 2002년 말까지 41개 주에서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법제화하여 시행하거나 또는 준비 중이며, 연방법으로 이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마침 우리 이비인후과학회에서도 대한의사협회의 의료정책위원회를 통하여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법제화하려고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구체화 할 수 있는 Task Force Team을 구성하려한다.

이는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법제화 추진사업은 9월 9일 귀의 날을 기점으로 이룩하려는 우리 이비인후과학회 현 집행부의 강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의 범세계적인 운동(Hearing for all)에 대한 서명운동을 세계이비인후학회연맹(IFOS)이 작년부터 시작해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벌리는 시점에 올해 귀의 날 행사가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9월 9일 귀의 날 행사가 대국민홍보를 통한 국민행사로 발전시키고 국민보건향상에 이바지시키기 위해 1961년 1회 행사를 시작으로 1971년 10회 행사에서는 어린이 글짓기대회를 하였고 최근 5년 동안에는 나름대로 이비인후과 학회에서 최선을 다하였으나 대국민 홍보가 미약한 상태이었다.

때맞추어 올 해부터 인공와우이식술이 그 동안의 학회의 부단한 노력으로 의료보험 급여가 가능하게 되었고,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중요성이 참여정부의 의료정책과 맞아떨어지게 되었다.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의 대국민홍보와 법제화가 결국 정치적인 이슈에 편승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학회 상임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국회보건복지위원과 상호교감을 가진 끝에 금년 귀의 날 행사를 국회의원회관 대강당에서 다채로운 행사로 준비하게 된 것이다.

정책토론회 형식으로 치를 이번 행사는 이비인후과학회와 국회, 보건복지부, 청각단체 관계자들이 주제발표와 토론을 하게 되며, 식전 식후 행사를 통하여 장애인 합창 및 연주, 인공와우이식수술 환자의 인사(경험 및 성공사례), 홍보대사 인사 등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9월 9일 귀의 날 행사는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통한 조기진단 프로그램을 국내에서 태어나는 모든 신생아에게 시행하기 위해 그 중요성을 대국민 홍보를 하고 아울러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법제화하려는데 있음을 강조하는 바이다.

신생아 난청뿐만 아니라 이 기회에 일반 난청환자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약물, 수술, 보청기 등의 난청치료에 대해 우리 이비인후과 개원가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진료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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