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
상태바
[HU]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0.12.03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혈액감염 등 수혈 부작용 걱정 '끝'
자가혈액회수기 대체요법 협진 통해 췌십이지장절제술 등 대수술 가능

현대의학에서 수혈은 당연한 치료과정으로 인정되어 왔다. 그러나 수혈로 인한 부작용과 혈액수급 및 관리 등의 위험성이 상존하기 때문에 무수혈치료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무수혈센터를 운영하는 병원이 10여개를 넘어섰고 치료 건수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순천향대학교병원은 2000년부터 무수혈센터를 개소해 우리나라의 무수혈치료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 누적 수술 건수도 2천례를 훌쩍 넘어섰다.

간염이나 에이즈 같은 혈액전파 감염을 줄이고 신체 면역력을 보호하는 등 여러 가지 장점과 의학적 가치가 높은 무수혈치료.

11월 16일 센터 개소 10주년 기념 및 무수혈수술 2천례 돌파 기념 세미나를 개최한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의 자료를 통해 무수혈치료를 조명해본다.

전주에 사는 박종훈(54세 가명)씨는 지난 4월, 갑작스런 복통으로 인근 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담낭에서 3㎝의 혹을 발견해 수술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통증을 견디며 며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도 문제였지만 무엇보다 수혈을 받아야 하는 것이 더 큰 고민이었다. 박씨는 평소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무수혈센터가 있다는 것을 알고 망설임 없이 병원을 찾았다.

이후 일정은 무수혈센터 전담간호사가 일사천리로 해결해 입원 다음날 응급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조직검사 결과 악성종양이 발견됐다. 일주일 후에 다시 받은 담낭암수술은 전이를 의심해야 하기 때문에 담낭 주변의 장기 조직 일부를 절제하고 이어주는 대 수술이었다. 외과 최동호 교수의 집도로 2차 수술도 수혈 없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에서는 박종훈 씨와 같은 담낭암 수술을 비롯해 출혈 위험이 높은 췌십이지장 절제술, 세쌍둥이 제왕절개분만, 척추교정술, 인공관절치환술, 심혈관계수술,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의 대부분의 수술이 무수혈로 이뤄진다.

1997년 첫 무수혈수술을 시작한 순천향대병원은 2010년 10월까지 총 2천97례의 수술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1998년 10건, 2000년 76건, 2001년 134건, 2003년 152건, 2006년 205건, 2008년 294건의 무수혈수술이 이뤄져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질환별로는 부인과 양성 종양 등의 수술이 367례로 가장 많았고 일반외과 수술 269례, 제왕절개분만 181례, 인공관절치환술 및 관절경수술 144례, 골격계 골절고정술 140례, 척추수술 123례, 뇌혈관 및 뇌신경계 수술 86례, 비인후두계수술 77례, 안과수술 48례, 심혈관계수술 26례 등이었다.

각종 암 수술에서도 무수혈치료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방암수술이 94례로 가장 많은 수술 건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대장․직장암 89례, 식도․위․십이지장암 수술 61례, 갑상선암 55례, 간담췌암 45례, 부인과종양 33례, 또한 호흡기계통 암수술 9건, 뇌종양수술 8건, 비뇨기암 7건 등으로 모든 영역에서 무수혈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무수혈센터 박유진 코디네이터는 “산부인과, 외과 수술은 물론, 출혈량이 1천cc가 넘었던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의 여러 수술에서 혈액이나 혈액관련 제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가 혈액 회수기 등 무수혈 장비와 조혈제, 철분 제제를 이용한 대체 요법으로 성공적인 시술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입원환자도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센터 개소 전인 1996년부터 시작해 1998년 20명, 2000년 166명, 2003년 378명, 2006년 623명, 2008년 802명 등 총 5,551명의 입원환자를 기록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 자료에서 보듯이 무수혈치료가 갈수록 각광을 받고 있다. 무수혈치료가 주목 받는 이유는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수혈로 인한 부작용, 즉 B형간염 C형간염이나 에이즈와 같은 혈액 전파 감염을 줄이고, 신체 면역력을 보호하는 것이 큰 장점이다. 헌혈의 감소와 외국에서 들여오는 오염 혈액 문제, 국내에서 헌혈된 혈액의 검사와 유통과정의 안정성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도 크다.

무수혈치료를 성공적으로 시행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과 장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순천향대학교병원 무수혈센터는 소장인 흉부외과 염욱 교수를 비롯해 운영위원회, 진료지원팀, 코디네이터를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전문코디네이터는 환자들의 예약부터 상담, 치료 후 관리까지 총체적으로 관리를 해 줌으로써 종교적인 신념으로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운영위원회는 종양혈액내과 이상철, 마취통증의학과 옥시영, 산부인과 이정재, 차상헌, 신경외과 조성진, 비뇨기과 송윤섭, 외과 최동호, 정형외과 이재철, 진단검사의학과 신정원 교수 등이 참여하고 있다.

2003년 6월부터 순천향대병원 무수혈센터 소장을 맡고 있는 흉부외과 염욱교수는 2005년 공식 출범한 수혈대체연구회의 창립을 주도하여, 현재까지 회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수혈치료는 조혈제와 지혈제, 혈량증량제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수술 중에는 혈액회수법과 혈액희석법 등을 이용하여 혈액이나 혈액제제의 사용을 매우 제한하는 방법을 적용한다. 수술 전, 후에는 조혈제와 철분제를 투여해 적혈구 혈액생성을 촉진, 빈혈을 교정함으로써 수술 후 출혈에 의한 빈혈에 대비한다.

수술 중에는 셀 세이버라는 자가 혈액회수기를 사용, 출혈되어 버려지는 혈액을 걸러서 환자에게 다시 투여한다. 환자의 체내 혈액을 혈량 증량제로 희석시킨 뒤 수술을 시행, 수술 중 출혈되는 혈액의 점도를 낮춰 출혈량을 감소시키는 방법도 적용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