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산티아고 가는 길
상태바
[연극]산티아고 가는 길
  • 윤종원 기자
  • 승인 2010.11.22 14:35
  • 댓글 6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1월19일부터 12월5일까지 연우소극장에서

연극의 제목은 스페인에 있는 중세 기독교도들의 순례길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 스페인어로 '카미노 데 산티아고(El Camino de Santiago)'라고 하는 '산티아고 가는 길'이다.

   국내에서도 기독교 신자 여부를 가리지 않고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약 800㎞의 스페인 횡단길이기 때문에 하루 20㎞ 정도를 걸을 경우 40일이 걸리는 여행지다. 그만큼 어떤 이유에서건 일상을 과감하게 떨쳐버릴 수 있는 의지나 여건 없이는 가기 힘든 여행지라고 할 수 있다. 종교적 목적 외에 특히 삶에 지쳐 마음의 휴식을 맛보고 싶거나, 아픔을 갖고 있거나, 뭔가 복잡한 머리를 정리해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여행욕구를 자극하는 곳이다. 

▲ 연극 산티아고 가는 길의 한장면.


    서울 대학로의 연우소극장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산티아고 가는 길'의 극중 도보여행 여정에는 두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각자의 사연이 있다. 곤은 7년간 사귀었던 여자친구 진과 헤어진 후 아픈 마음을 달래기 위해 고행의 산티아고 가는 길을 찾는다. 강 선생은 오래 전 자신의 실수로 딸을 잃은 고통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기타를 맨채 순례길에 발을 내딛는다.

    무대에는 두 개의 공간이 있다. 무대의 뒷면 벽쪽은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떠 있는 산티아고 가는 길. 가운데 쪽은 테이블이 놓여있는 한국의 어느 카페 안이다.

   카페 안의 등장인물은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진과 유치원 선생 연, 그리고 카페 종업원 은영이다. 아주 친한 친구 사이인 진과 연은 복잡한 삼각관계에 얽혀있다. 진은 유부남 의사 민이 오빠가 좋아 곤을 버린다. 원래 곤을 좋아했던 연은 친구가 좋아하는 그 민이 오빠를 자기의 상대로 만든다. 

  두 공간은 조명에 따라 번갈아 살아나면서 진은 왜 곤을 버렸고, 연은 왜 친구가 좋아하는 유부남 의사를 가로챘는가, 또 강 선생은 왜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기타를 치며 돌아다니는가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 장면을 통해 등장인물들이 겪는 외로움, 고통, 분노의 감정들이 잘 드러난다. 노래가 있는 연극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는 만큼 잔잔한 라이브 피아노 연주와 등장인물들의 노래 및 강 선생의 기타 연주는 그때그때의 극중 분위기를 살리는 역할을 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고통이 없더라도 자신의 뒤를 한 번 돌아보며 "삶의 무게에서 잠시 벗어나 산티아고 가는 길 위에 한 번 서봤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장면 하나하나는 나름대로 흡인력이 있는 데 비해 극 전체가 갖는 종합적인 이미지는 약하다는 느낌이다. 두 개의 공간 중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내용이나 형식면에서 쉽게 이해가 되는 편이다. 카페 공간 속 등장인물들은 성격이 불분명하다. 곤이와 민이 오빠를 둘러싼 두 친구 사이의 갈등구조는 너무 단순하다. 극중 전혀 대사가 없다가 마지막 순간에 짧은 노래를 하고 역을 끝내는 카페 종업원 은영의 성격은 모호하다. 그 모호성 때문에 곤이가 오래전 그녀를 본 순간을 회상하면서 '제 인생의 불멸의 순간'이었다고 얘기하는 것이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극중 은영이 들고 있고, 곤이와 강 선생이 수차례 언급하는 붉은 아마폴라(개양귀비) 꽃의 상징성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아마폴라는 산티아고 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꽃 중 하나이다.
   
    ◇ 연극 '산티아고 가는 길' = 제작은 극단 연우무대. 영화 '싱글즈' '가족의 탄생' 등의 시나리오 작가 성기영이 충무로에 이어 대학로 관객을 위해 쓴 희곡작품이다. 성기영 작가는 이 작품을 써내기까지 직접 산티아고 가는 길을 다녀왔다. 그는 또 극중에 나오는 음악도 직접 가사를 쓰고 작곡했다.

   제작진은 ▲연출 안경모 ▲조명 이유진 ▲무대 심채선.
   출연진은 김소진(진 역)ㆍ안세호(강 선생 역)ㆍ최진호(곤 역)ㆍ이진희(연 역)ㆍ김보정(은영 역).
   공연은 연우소극장에서 11월19일~12월 5일. 예매는 인터파크 1544-1555와 사랑티켓 02-762-4242에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6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Gilbert 2015-04-24 18:47:17
So through the term promotional merchandise, we’d get the idea that we’re talking about products, marketing, and advertisement rolled into one

Anibal 2015-04-16 03:14:40
You lost me, buddy. I mean, I imagine I get what youre stating. I recognize what you’re saying, but you just seem to have overlooked that you’ll find some other people within the world who see this issue for what it definitely is and may well not agree with you. You may be turning away a lot of folks who may have been followers of your blog site.

Terrance 2015-04-13 12:26:31
Have you given any thought at all with translating your main site in to Chinese? I know a small number of translaters here that would help you do it for free if you wanna get in touch with me.

Murray 2015-03-28 13:04:32
An engrossing conversing is couturier opinion. I think that you ought to make much with this topic, it may not be a prejudice subordinate yet generally everyone is not sufficiency for you to talk in such topics. To the particular succeeding. Cheers such as your Khmer Karaoke Megastars ≫ Somnangblogs.

Eliseo 2015-03-17 19:58:25
Muchos Gracias for your post.Really looking forward to read more. Will read on…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