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후대의 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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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후대의 짐
  • 최관식
  • 승인 2005.04.06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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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허용으로 세대간 형평성 제고해야
현재의 건강보험제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10대 후반 연령대의 국민은 건강보험에 대한 혜택이 부담금보다 더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즉, 1980년대까지 출생한 사람은 일생동안 건강보험료로 지출한 돈보다 더 많은 서비스를 받게 되지만 그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수혜액보다 더 큰 기여금을 내야 한다는 것.

이는 의료비 지출이 늘어날수록 기대여명 증가에 영향을 주는, 즉 의료의 시지프스 현상이 우리나라와 유사한 의료제도를 갖고 있는 OECD 국가(오스트리아, 캐나다, 일본, 독일, 네덜란드)와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으며 다른 나라에 비해 그 크기도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건강보험에서의 세대간 형평성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으며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기라는 주장이다.

그 대안으로 건강보험에서 적립금을 허용할 경우 세대간 형평성을 현저하게 개선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유근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책임연구원팀(오영호, 장원익, 김은정)은 최근 "고령화와 의료비간의 상호관계 분석과 세대간 형평성 제고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건강보험에 있어서 세대간 형평의 문제는 후대의 부담을 증가시켜 형평성이라는 가치에 있어서도 문제가 되지만 건강보험제도 자체의 존속을 위협할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유 책임연구원팀은 보험재정에서 노인인구에로의 소득이전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대에 이르러 무시할 수 없는 크기이며 그 경향도 전체적으로 증가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구노령화는 비용이 불변이고 급여범위가 변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세대간의 비형평성을 야기하며 특히 뒤에 오는 세대일수록 뚜렷하게 높은 부담을 하게 만든다"며 그 대안과 관련해 "이러한 경향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는 경우에 비해 비형평성 최소화(Trans-min) 및 최대비형평성 최소화(Minimax)의 형평개념에 입각해 설정된 비용분담은 전체적으로 세대간 형평의 문제를 개선시키는 효과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형평성 최소화는 각 세대의 순기여를 형평적인 0쪽으로 몰아가는 경향을 보이며 최대비형평성 최소화는 다른 경우에 비해 최대의 순기여를 작게 하지만 대신 다른 세대의 비용분담이나 음수의 순기여를 크게 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

또 적립금을 허용하는 경우 비형평성 최소화에 입각한 정책은 현저하게 순기여를 0쪽으로 몰리게 하고 따라서 형평을 크게 제고시킬 것이라고 유 책임연구원팀은 강조했다.

그러나 할인율이 높은 경우 세대간 비형평에 의한 부담은 크게 인식되고 따라서 건강보험에 대한 불만을 높여 궁극적으로 민간보험에 대한 욕구가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비용과 할인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립금의 허용은 비형평성의 최소화에 따른 정책의 경우 순기여를 모두 0으로 몰아가는 효과를 보여 형평성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적립금이 있는 경우 할인율이 높으면 형평을 달성하기 위한 비용분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989년과 2002년까지의 건강보험자료에서 가입자 연령구조로 표준화해 평균의료비를 구하고 추정평균의료비를 실제평균의료비에서 제한 차이인 인구구조 노령화에 따른 평균의료비 변화를 살펴본 결과 연 평균 0.99%로 나타났으며 이는 전체 의료비 증가율 17.61%의 6%를 차지하고 있어 세대간 형평문제의 발생정도가 무시할 수 없는 정도라는 결론을 내렸다.

한편 2003년 현재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8.3%로 이미 고령화 단계에 들어섰으며 상대적으로 14세 미만의 유아 및 청소년층 인구는 점차 감소 추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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