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25년간 의료비용 8천300만 달러 이상 절약 가능
싱가포르 연구진이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국가 필수접종으로 지정했을 경우 막대한 의료비용 지출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지난달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국제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자궁경부암 4가 예방백신을 국가 필수접종으로 지정할 경우 향후 100년동안 여성의 사망과 감염을 32만6천887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 모델링으로 분석한 이번 연구는 자궁경부암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망건수를 50% 줄이는 동시에 자궁경부암의 주 원인인 인유두종바이러스의 감염건수를 73%나 줄일 수 있다는 뜻으로 이로 인해 2천명 이상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싱가포르 종합병원 산부인과의 수석 컨설턴트 타이 순 쾌이(Tay Sun Kuie) 부교수는“싱가포르에서 자궁경부암 진단을 받고 치료하는데 평균 1만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며“검사와 백신을 국가필수접종으로 지정하면 상당한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제프리 로우(Jeffrey Low)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 산부인과 부교수가 주도한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향후 25년 동안에만 6만여 명의 사람들이 HPV에 감염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에 드는 치료 비용은 8천300만 달러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즉 자궁경부암 조기검진과 접종을 병행할 경우 향후 25년 동안 의료비용을 8천300만 달러 이상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싱가포르에서만 매년 200건이 발생하는 질병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무기인 셈이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인유두종바이러스가 발병의 원인인 생식기사마귀의 감염건수도 향후 100년 후 8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호주에서는 2007년 4월부터 국가 백신 프로그램에 4가 예방백신을 포함하여 12-26세 여성에게 무료 접종을 하였고, 그 결과 1년 반 만에 해당연령에서 생식기사마귀가 60% 감소하는 효과를 얻었다.
현재 싱가포르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 필수접종으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으며 올해 초 콰분완(Khaw Boon Wan) 싱가포르 보건장관은 보건부의 접종 관련 전문가 위원회가 젊은 소녀들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접종을 권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적으로 많은 정부들이 자궁경부암의 중요성 및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백신접종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현재 호주, 뉴질랜드, 멕시코, 미국,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등 20여 개가 넘는 국가가 현재 자궁경부암백신을 국가 예방접종사업으로 지정해 접종토록 하고 있다.
또한 최근 부탄 정부는 글로벌 제약회사 머크社(한국 MSD) 및 호주 자궁경부암 재단(ACCF)과 자국 전 지역의 12-18세 소녀들에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가다실을 무료로 공급하는 국가접종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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