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영화>스텝포드 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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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스텝포드 와이프
  • 윤종원
  • 승인 2004.09.14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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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포드 와이프(원제 The Stepford Wives)"는 니콜 키드먼이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 할리우드 공상과학영화에 출연한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다. 전체적인 톤이 "600만불의 사나이"가 활약하던 시대의 빛깔을 띤다.
당시의 미국은 낙관적이고 포근한 가부장주의와 경제적 풍요로 상징됐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75년작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 단 장르는 살짝 비틀었다. 전작이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강했다면, 이번에는 코미디가 가미됐다.

팔등신 미녀가 에이프런을 두르고 집안 곳곳을 단장한다. 집안 구석구석 반질반 질한 것은 물론, 화사하고 행복이 가득하다. 이렇게 집을 단장한 미녀는 바로 이 집의 안주인. 집안 일에 "가공할만한 능력"을 발휘하는, 언제나 바비 인형처럼 완벽한 아내들이 넘치는 곳이 바로 스텝포드다.

이곳으로 니콜 키드먼 가족이 이사온다. 방송사의 성공한 CEO로 모든 여성의 선망의 대상이었던 키드먼은 그러나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의 사고로 회사에서 쫓겨 난다. 충격에 휩싸인 그를 위해 남편은 대도시를 떠나 조용하고 아늑한 스텝포드에정착하자고 한다. 하지만 이곳 여성들은 모두가 이상하다. 사람같지가 않다.

키드먼이 날렵하게 쇼트커트를 한 모습이 인상적인 이 영화는 여성상위 시대에 대한 남성들의 경계심리와 "영원한 행복"에 대한 인간의 욕망을 포착했다. 1975년이나 2004년이나 그것은 변치 않는다.

영화의 화사하면서도 촌스러운 분위기는 "플레전트 빌" "트루먼 쇼" 등 인공적인 외부의 손길을 강조한 영화들과 흡사하다. 철철 흘러넘치는 행복의 뒤에 숨은 어두운 손길을 그린 점 역시 비슷하다.

그런 영화를 조금이라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키드먼의 연기다. 키드먼은 극중한동안 마치 르네 젤위거를 보는 듯 착각하게 만든다. 젤위거 특유의 실룩거리는 표정연기와 눈웃음, 음절음절을 힘주어 말하는 대화법이 그러하다. 혹시 "콜드 마운틴"에서 키드먼이 젤위거 스타일을 한 수 배웠나 싶을 정도.

그만큼 키드먼은 쇼트커트한 외형 못지않게 사뭇 다른 연기를 펼쳤다. 과장된 몸짓의 코믹 연기. 그렇다고 웃기지는 않지만 새로운 볼거리인 것은 분명하다. 심지어 도입부에서는 젤위거의 걸음걸이까지 흉내냈다.

베테랑 연기자 글렌 클로스와 크리스토퍼 워켄, 베트 미들러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10월 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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