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변화관리(managing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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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변화관리(managing change)
  • 윤종원
  • 승인 2010.06.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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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이용균
1. 변화관리에 대한 두 이론

최근 국내 대형병원들도 일반기업처럼 신기술과 신규시장 및 새로운 경쟁자와 대응하기 위한 변화를 관리해야 하는 변화관리(managing change)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즉, 병원에서도 빠르게 변화하는 외부환경에 직면하여 향상된 진료실적과 경영성과를 내기 위해서 변화에 대한 대응기법을 도입할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는 것이다. 최근 기업에서 가장 많이 각광을 받는 변화대응에는 변화관리(managing change)기법이 있다. 기업들의 변화관리 도입 배경에는 기업의 구조적·문화적인 변화, 프로세스 변화 등을 통한 비용절감과 수익증대 등을 들 수 있겠다. 즉, 기업의 변화관리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따른 대응방안으로서 기업구조(structure)와 조직문화(culture) 변화관리를 통한 체질변경과 비용절감 등을 통한 수익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관리에 대한 주목할 이론으로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마이클 비어(Michael Beer)교수와 니틴 노리아(Nitin Nohria)교수의 "E 이론‘과 “O 이론’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변화관리를 기업의 수익개선 및 증대와 조직역량의 향상이라는 두 가지 범주로 구분하여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먼저 ‘E 이론’이 추구하는 조직의 변화목표는 기업의 개선된 현금흐름과 주주가치 증대를 목표로 한다. 미국의 GE사 CEO 잭 웰치가 ‘시장점유율 1,2위 사업 이외는 모두 처분한다’는 전략이 E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 이론’에 따르면 조직의 변화관리는 평생고용 같은 회사와 종업원 간의 암묵적 계약은 효력이 중지되며, 가시적인 가치 창출을 하지 못하는 연구개발(R&D)부서는 불리한 입장이다. 이런 변화관리 방식에서는 종업원들은 경영진의 체스 판에 놓여 있는 말과 같이 재배치되거나 교체될 수도 있고, 외부 컨설턴트들이 변화관리를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서 ‘O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에 대한 접근방식은 ‘조직역량’관점에서 조직구성원의 학습(learning)과 개개인의 역량을 강조한다. O 이론에 따른 이와 같은 조직변화의 노력이 성공하려면 종업원 적극적인 경영목표 참여, 수평적인 조직문화 및 구성원들 간의 강한 유대관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 사례로서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쓰리엠사 등의 사례를 들고 있다. 이와 같은 기업들은 O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의 추구하여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개발하고 종업원들이 학습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마련하였다는 것이다.


2. 어떤 변화방식이 최선인가?

최근 병원의 외부환경 변화와 경쟁의 심화 등 병원경영의 환경은 변화관리를 필요로 하고 있다. 따라서 변화하는 경영환경의 대응방안으로 어떤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것이 최선인지 하는 것이 병원경영진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병원경영에서 어떤 변화관리의 접근방식이 최선인지 대해서는 아직도 명쾌한 답이 없는 실정이다.

다시 한번 우리는 두 이론으로 돌아가 보자. 병원경영의 수익개선을 위한 E 이론 변화관리(예 :직원감축, 비수익부문 폐쇄 등)를 도입할 경우 단기적으로 병원수익의 개선은 좋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병원의 성장 잠재력을 희생시킬 수 있는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기업에서도 인원감축을 통한 비용절감을 시도할 경우 회사가 남게 된 사람의 사기는 땅에 떨어지고 충성심도 사라지게 되는 사례가 많이 있다. 또한, 병원계에서도 유능한 병원CEO를 영입하여 일정기간 동안 책임경영제(agency)를 도입하여 병원경영을 성공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병원재단 측에서 책임경영자의 경영성과급 지급이 높다고 판단하고 계약기간 단축, 성과급 축소 등의 조치를 취하자 병원CEO의 병원경영목표에 대한 열정도 사라지고 유능한 진료진이 이탈하는 등 문제점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병원에서 O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 역시 이상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예를 들면 병원 조직문화를 종업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을 유도하고 학습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관리를 추구하는 것이 가치 있는 노력이 될 수 있겠지만, 단기간에 변화관리 목표를 달성할 수 없다. 즉, 병원에서 O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 프로그램을 수행할 경우 종업원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시켜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5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그 결과를 얻기까지는 많은 인내심이 요구된다.


3.어떤 변화방식을 선택할 것인가?

최근 국내 병원계에서도 대형병원의 신규병상증설 및 진료센터의 경쟁적인 도입, 해외환자의 경쟁적 유치 등 새로운 변화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이와 같은 병원환경의 변화속도는 향 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따라서 병원의 입장에서도 미래 예측력과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변화관리의 필요성이 높아가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병원의 변화관리에 대한 체계적 접근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진행된 바 없어 어떤 방식이 최선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비아교수와 노리아 교수가 연구한 바에 의하면 기업들은 E 이론이나 O 이론 어느 한쪽을 변화관리의 해결방안으로 채택하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두 가지 접근방법을 결합시킨 방안을 선호하고, 그러한 기업들이 성공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즉, 변화관리에서 E 이론이나 O 이론의 혼합방식을 적용했던 기업들이 성공할 확률이 높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는 국내병원의 변화프로그램의 도입방식은 장기적인 변화관리 프로그램은 O 이론, 단기적으로는 E 이론에 따른 변화관리 도입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인 대안으로는 4~5년 중장기 변화관리 목표는 O 이론식으로 조직구성원의 학습과 참여를 통한 조직역량을 제고하고, 단기적(1년 이내)인 변화관리목표는 E 이론처럼 병원단위 부서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경우 성과급를 제공하는 변화관리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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