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과 환자사이의 적절한 의사소통이 치료효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이고 의료분쟁도 감소시킨다.

무엇인가 불안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와 의사를 만나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의사와의 원활한 의사소통 하나만으로도 마음의 안정을 찾고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대 박용익 교수는 최근 중앙대병원에서 개최된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봄철학술대회에서 "환자중심적 병력대화 수행평가 방법"이란 주제로 변화하는 의료현장에서 보다 나은 의사소통 환경을 위해서는 환자중심적 병력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중심적 병력대화는 환자가 필요로 하고 선호하는 것을 환자수준에서 이해하고 적절히 반응하기 위한 대화법을 말하는 것으로 △환자권리 존중 △생의학 영역의 정신사회적 요인의 통합 △환자중심 진료모델의 발달 등에 의해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 대화법은 △구체적으로 잘 모를 경우 확인질문을 하라 △이야기 전개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개입하라 △환자의 감정에 주의를 기울이라 △신뢰하고 검증하라 △침묵은 금이다 △자신의 불편한 점을 말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라 △계속 말할 수 있도록 격려하라 등 수십 가지의 규범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기존 병력대화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개인의 다양성과 편차를 무시한 천편일률적인 진행 그리고 지나친 통제와 의료적 문제에 성급하게 집중해 가설과 자신의 관심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고, 환자의 견해를 무시하거나 유치한 것으로 치부 또는 환자의 관심을 고려하지 않던 점 등을 보완한 대화법을 말한다.

환자중심적 병력대화는 환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욱 완성적인 형태로 말할 수 있으며 의사가 경청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또 의료진은 더욱 효과적인 진단근거를 얻을 수 있고 환자는 만족도와 순응도는 물론 지식을 얻게 돼 의료진에 대한 재방문과 의료소송의 감소효과가 크다.

실제로 이 환자중심적 병력대화는 의료진과 환자 간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와 진료의 효율성과 치료효과를 높이며 의료분쟁 소지를 줄이는 것은 물론 혈압, 혈당 감소, 입원기간 감소, 위중한 환자의 임종개선 등의 직접적 치료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적으로 의료진과 환자 간의 의사소통은 쌍방의 의사교환을 통해 이뤄져야 하며 무엇보다 환자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의사소통 문제가 진료현장에서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어서 국내 현실에 맞는 의사소통 가이드라인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의사의 말 한마디가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해 환자와 소통하려는 의사들의 환자중심 진료방식을 개발해야 할 때다. 이를 통해 신체의 병만이 아닌 마음의 병까지 치료할 수 있는 의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