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브랜드경영(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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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브랜드경영(Ⅰ)
  • 윤종원 기자
  • 승인 2007.03.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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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한국병원경영연구원 연구위원 이 용 균

1. 국내의료산업 경쟁력제고

최근 국내에서도 선진국의 고용창출이 없는 경제성장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그 돌파구를 서비스산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용측면에서 서비스산업의 고용창출효과는 제조업의 2~3배에 달하며, 서비스 산업의 대표적인 관광산업부문에서 2006년도 적자폭은 최대 70억불에 추정되어 정부에서도 더 이상 국내 서비스산업에 대해서 수수방광만 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서비스산업 중에서 의료관광은 부가가치와 효과가 높아 의료관광객의 경우 일반관광객의 1인당 지출액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정부경제 부서인 재정경제부는 의료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의료산업화 본격화를 추진키로 하였다(재경부 2006.12.6 서비스산업종합대책 참조). 재경부 자료에 따르면 의료법인의 수익사업 범위 확대, 의료법상 유인.알선 금지 조항 완화 및 인수.합병(M&A) 근거 마련, 비급여 중심의 실손형 민간의료보험 제도 활성화, 의료서비스 질 평가체계 구축, 의료기관의 외부감사 의무화 등을 2007년도 상하반기에 추진키로 했다. 또한 이러한 방안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다양화 첨단화를 달성, 현재 추진 중인 금융, 물류, IT 허브의 기반으로 삼는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2. 의료산업화와 브랜드
우리나라는 높은 의료수준에 비해서 진료비는 일본의 50%, 미국의 10% 수준의 저렴한 편으로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국내 의료의 서비스산업화 대외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즉, 국내 의료관광 등 관련 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도약하기 위해서는 미국식의 병원경영지원회사(MSO)활성화를 통한 효율성 제고, 수직 수평 계열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는 현 시점에서 영리법인에 대한 쟁점을 ‘의료산업화선진화위원회’에서 유보함에 따라서 대안으로서 MSO모형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시점에서 정부가 예상하고 있는 MSO 모델은 원가절감형, 네트워크 추구형, 자본조달 지원형, 산업연계형 등이다. 먼저 자본조달 지원형의 경우 MSO가 외부 자본 유치 후 병원시설 임대, 리스, 경영위탁 등을 통해 외부자본의 의료기관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MSO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비영리법인인 의료법인의 MSO 출자를 허용하고 개인 병의원간 네트워크화 지원을 위해 관련 규제를 개선한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 현행 의료법상 의료법인은 교육과 조사연구, 장례식장업, 주차장, 음식점 등 제한된 범위 내에서 수익사업이 허용되고 있는데 이를 의학.약학.BT 등 연구개발 관련 사업, 해외환자 유치 사업, 해외진출 관련 사업 등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환자 유인.알선 금지조항을 완화해 여행사 등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해 병원으로 연결시켜주거나 보험사와 병원이 함께 실손형 민간보험 상품 등 연계 상품을 도입할 수 있도록 허용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향 후 의료서비스 산업화는 피할 수 없는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 형태는 분원설립, 프랜차이즈 등 네트워크 병원의 활성화가 예상된다.

이러한 정책변화에 따라서 그 동안 관심이 낮았던 병원에서는 병원브랜드와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그 사례로 미국에서 영리병원이 1970년대부터 급성장했을 때 만ㅎ은 사람들은 ‘영리병원의 효율적인 경영관리에 의한 원가인하가 비영리병원병원에 대해서 비교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실증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투입비용과 의료이익율은 비슷한 수준이지만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에 의한 결과로 영리병원이 급성장 할 수 있었다.

따라서 최근 국내 대형병원들을 중심으로 "브랜드"에 대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3차 진료기관들이 일부 진료과를 제외한 대부분의 의료기술 수준이 평준화돼 있는 시점에서 대형병원들의 브랜드가 곧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학병원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진료서비스에 대한 차별화가 약해지면서 병원 또는 진료센터(특히 암센터)의 특화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중요한 마케팅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이 부문에 대한 병원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또한, 중소병원의 경우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네트워크경영을 많이 채택하고 잇다. 지난 2006년 11월 출범한 대한네트워크병의원협회는 약 6개월 사이 네트워크 개수는 66개에서 98개로 급증했으며 네트워크 가입 병의원 수 역시 601개에서 721개로, 120개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네트워크병원에 가입한다면 "브랜드만 공유하는 방식"을 원하는 경우가 가장 많이 나타나 "브랜드" 가치가 병의원 경영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하겠다.

3. 병원의 브랜드경영

원래 브랜드란 용어는 가축의 등급을 구분짓기 위해 가축에 찍어둔 소인(燒印)으로부터 유래했다. 이는 브랜드가 기본적으로 하나의 표시를 나타내는 기호이며, 다른 것과 구분하기위한 필요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미국 마케팅협회의 브랜드를 ‘소비자들로 하여금 판매자 또는 판매자 집단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식별하고, 경쟁자의 제품이나 서비스와 구별하도록 의도된 이름, 용어, 기호, 심볼, 디자인 또는 이것의 조합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따라서 브랜드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고객의 인지요소(perception)이다.

최근 국내 대형병원과 네트워크병원 중심으로 추구하고 있는 병원브랜드화 과정에서 병원이 실질적으로 행하고 있는 진료서비스에 대해서 신뢰감과 HI(Hospital Identify)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즉, 병원에서 브랜드화 전략핵심이 환자들의 병원인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이해한 것이다. 따라서 병원의 브랜드화에 대한 핵심관점으로 HI는 동일한 로고, 이름, 광고 이미지를 사용함으로써 일관성 있는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주안점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병원은 그 특성상 진료서비스에 대한 무유형의 가치(value)와 브랜드를 좀 더 직접적으로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병원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행하는 모든 서비스들이 브랜드 형성 프로그램의 일부분을 차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과 조직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병원에서는 먼저 HI을 도입하여 병원직원들이 병원의 통일된 HI과 브랜드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 병원진료진과 진료 지원직들이 환자들을 만날 때, 환자가족과 커뮤니케이션을 형성할 때, 일상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에도 ‘병원의 브랜드 창출’ 활동을 위한 동기부여가 요구된다.

병원브랜드의 한 가지 사례로서 미국 존스 홉킨스병원은 미국 내 2년간 최고브랜드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주된 이유로서는 우수한 의료진과 연구진으로 구성된 진료팀들이 계속 새로운 연구업적과 새로운 치료방법을 개발하고, 의료진과 연구진 등 병원구성원 모두가 최고의 브랜드를 지향하기 위해서 끓임 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존스홉킨스 병원은 브랜드파워를 이용해서 해외 각국에서 내원하는 환자들을 진료하며, 전 세계 고급의료시장을 대상으로 글로벌 원격의료(telemedicin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4. 병원의 브랜드 단계별 구축방안

병원에서 브랜드파워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병원브랜드에 대한 병원직원들의 인식제고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병원경영에서 브랜드가 가지는 순기능인 본원적 기능과 부가적인 기능에 대해서 가치를 재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실제 국내에서도 A병원, S병원 등 대형병원들이 브랜드의 부가적인 기능인 기업이미지의 후광효과(halo effects)로 인해서 병원경영에 순기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병원들인 경우 브랜드광고는 네트워크 병원경영의 주요성공요소(CSF)되고 있다. 따라서 기업의 브랜드 전략을 참고로 국내 병원의 브랜드 개발방안을 단계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병원의 핵심적인 브랜드 컨셉을 만들어 낸다. 브랜드의 핵심은 조직이 추구하는 함축된 의미를 나타낸다. 브랜드는 병원의 핵심적인 가치와 더불어 실질적으로 행하고 진료를 신뢰감 있고 이해하기 쉽도록 표현한다. 이를 위해서는 병원의 내적인 업무 요소들과 외적인 업무활동 사이에서 일관성을 창출한 슬로건과 브랜드 컨셉에 대한 직원들의 이해공유가 필요하다.

둘째, 병원의 핵심적인 컨셉과 일치하는 브랜드 ID를 창조한다. 훌륭한 브랜드 ID는 브랜드 컨셉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네이밍(Naming) 작업, 시각적인 브랜드 요소, 브랜드 형성화 작업이 필요하다. 훌륭한 브랜드ID는 널리 알려질수록 더욱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셋째, 브랜드 형성과 실행방식에 대해 이해한다. 즉, 브랜드가 전달해야 될 핵심적인 메시지의 형태, 이용되어야 할 핵심적인 상징, 전달될 커뮤니케이션의 조건들 및 병원직원들을 위해 브랜드를 창조해야 될 작업환경이 제시되어야 한다.

넷째, 브랜드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분야를 파악한다. 병원의 브랜드의 가치를 성장시키고 개발시킬 수 있는 최상의 방식을 찾아내고 브랜드의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방법을 개발해 낸다.

다섯째, 브랜드 효과를 측정한다. 브랜드 형성 후 그 성과를 검토하고 측정하는 것과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최적화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핵심적인 정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디어의 효율성, 브랜드의 고유 가치 및 브랜드 경제적인 평가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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