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症候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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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토症候群
  • 박현
  • 승인 2005.07.08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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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놀토症候群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고 한다.

놀토(노는 토요일)증후군은 주5일제 시행 이후 금요일만 되면 노는 토요일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걱정을 일컫는 말이다.

일주일 아니 1년 내내 환자를 보살펴야 하는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들과는 먼 이야기 같지만 우리 사회에 엄연히 일어나고 있는 현상임이 분명하다.

병원이라는 곳은 쉬는 날이 있을 수 없다. 단 하루만이라도 병원 문을 닫을 수도 없다. 쉬는 날이라고 해서 아픈 환자가 오지 말란 법이 없고 응급환자가 발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사회적인 분위기에 편승해서 병원에도 놀토症候群이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대학병원에서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처음 몇 달간은 적응을 하지 못해 혼선을 빚은 적이 있었다.

병원직원들 사이에는 금요일 오후만 되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토요일과 일요일에 놀러갈 궁리를 하는 직원들이 더러 있었다. 하지만 병원직원들은 병원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한시라도 게을리 할 수 없기 때문에 금방 자신의 맡은 바 직분에 충실할 수 있었다.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는 직장인들로서는 노는 날이 많아도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쉬는 날이면 가족들 눈치를 봐야 하고 그렇다고 매주 놀러 다닐 형편은 못되고 이래저래 고민이다.

한 병원에서 주5일제 근무를 시작하면서 토요일 근무희망자를 신청 받았는데 쉬겠다는 직원보다도 일을 하겠다는 직원들이 더 많았다고 한다. 쉬는 것보다는 일을 하는 것이 본인에게 유리해서 근무를 하겠다고 했을 것이다.

주5일제가 확산되면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겐 시간적 여유가 많이 생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활용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오히려 남과의 경쟁과 자기발전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주5일제! 병원과는 먼 이야기이지만 병원에서도 시행하지 않을 수 없는 제도다.

환자의 귀중한 생명을 다루는 병원에서의 의료공백이란 있을 수 없다. 병원에 근무하는 직원들에겐 이것이 커다란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가장 보람된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남들이 편안하게 놀 때 심신이 불편한 환자들 곁에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부심은 병원에 근무하는 사람이 아니면 맛볼 수 없다. 환자는 아무나 돌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아무튼 병원직원들 사이에서는 놀토症候群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자기계발과 여가활용에 현명한 지혜를 발휘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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