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서비스 산업의 육성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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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서비스 산업의 육성방안
  • 윤종원
  • 승인 2005.04.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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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경영연구원 연구실장 이용균

1. 국내병원서비스 환경

현재 우리나라 의료공급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민간중심의 공급체계이다. 국내 의료공급의 병상기준으로 88.3%, 외래환자 기준 92.6% 그리고 입원환자의 89.6%가 민간의료기관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간의료기관의 공급비율은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시장주의에 맡기고 있는 미국(공공부문비율 : 33.2%)이나 국가주도형의 일본(공공부문비율: 35.8%)에 비해서 ⅓ 수준이며, EC국가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러한 민간중심의 공급체계하에서 그 동안 국내 의료보험정책은 정부주도하의 의료급여와 국민건강보험의 이원화된 체계로 통제가격중심(control payment)체계로 운영되어 왔으며, 민간의료시장의 시장경쟁적 요소는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그 결과 의료기관들은 비급여진료를 확대시켜 나갔고, 그 결과 환자본인 부담비율을 높이게 되어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의료할인제도로 전락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지난 기간동안 우리나라는 의료서비스의 접근도를 높히기 위해서 의료인력의 증원, 시설의 확충, 전국민 의료보험 실시 등에 우선 순위가 주어져 왔다. 그러나 국민소득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향 후 의료공급 양태는 의료의 질 향상과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 제공 등이 주요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이다. 또한, 국내 의료시장에서 공급경쟁이 커지게 되면 공급자 주도로 이루어 졌던 의료시장은 환자의 수요와 취향에 따라 소비자 주도로 변화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의료기관들은 새로운 진단장비, 치료장비와 의약품의 개발이 눈부시게 발전했으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의료관련산업인 생명과학과 의공학분야가 주요 전망산업으로 부상되고 있으며 이와 연관된 의료산업의 시장규모는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 병원서비스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최근 전경련에서 발간한 ‘의료서비스산업현황 및 제도개선 과제’ 보고서에 의하면 국내 의료서비스산업의 성장 제약요인으로 다음과 같다.

첫째, 형평성과 공공성 중심의 의료정책이다. 정부는 의료서비스의 공공성과 대국민 의료서비스 혜택의 형평성을 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여 그 결과, 우리 국민의 급성병상 위주 의료접근성은 선진국보다 높지만, 의료서비스의 질은 3분 진료에 저가 대량진료로 하향 평준화 현상이다.

둘째, 건강보험을 통한 의료서비스산업의 가격 및 수요 통제로서, 의료서비스산업은 정부가 사회보험인 건강보험을 통해 의료서비스시장의 가격과 수요 등 시장 전체를 통제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건강보험 재정체계는 의료서비스산업 전체의 시장원리 작동을 제약하고, 이는 다시 보험재정 체계에 악영향을 주는 악순환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료정책에 대한 정부의 개입정도는 그 나라의 사회경제적인 배경에서 결정되므로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을 것이다. 국내 보건의료분야는 다른 산업에 비해 정부가 큰 역할을 해 오고 있는데 특히 정부정책과 규제는 병원을 둘러싼 외부 환경 중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의료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의 정당성 및 개입정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90년대 미국에서도 활발히 논의되었다. 그 논의의 초점은 의료기관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유도된 혁신만이 의료시장의 성공적 개혁을 여는 열쇠라는 것이 다수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즉, 미국의 의료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결과 첫째, 의료기관간의 생산적인 경쟁체계 도입, 둘째, 상대적으로 효율적인 의료보험제도 채택, 셋째, 의료소비자에게 올바른 선택이 가능한 의료정보제공, 넷째, 의료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혁신프로그램의 지속적인 개발 및 도입이 의료시스템 성공요소로 제기되었다.

그러므로 국내의료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의 정당성과 개입정도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계속적으로 진행될 필요가 있으며, 의료정책도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은 후 의료정책화될 필요가 있다.

3. 병원서비스의 정책혁신

현행 각 종 제도적인 장벽에 막혀서 고사 직전에 있는 국내 의료계와 의료관련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서는 시장경쟁체계에 기반을 둔 새로운 정책대안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망된다. 이와 같이 의료산업에 대한 사고의 전환과 혁신적인 정책개선이 없이는 국내 의료산업의 발전은 ‘제도적 진입장벽’에 막혀 한 발자국도 앞으로 진전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인터넷에 공개한 2004년도 청와대 정책보고 자료에 의하면 ‘보건의료 체계의 개혁’을 위해서 공공에 의한 의료보장과 시장경쟁을 통한 의료 서비스의 수준 향상을 노력한다고 명시하여 민간부분의 시장경쟁적 요소를 도입하려는 정책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의도적으로 무시해 온 민간부문의 시장 경쟁적인 요소를 통한 의료시스템의 개선의지를 나타낸 최초의 공문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민간의료중심의 의료서비스 체계의 생산적인 경쟁체계를 통한 효율적인 공급체계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 의료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하여 향 후 과감히 병원산업의 자율성과 건전한 경쟁을 유발하는 의료산업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의료기관들의 홍보에 대한 규제를 보다 완화하고, 의료기관의 국내외 환자유치활동을 금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에 대한 재검토가 요망된다.

또한 국내 의료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료관련산업의 육성과 발전이 필수적이다. 즉, 의약품, 의료기기, 초고속통신망과 IT를 기반으로 의료IT산업 및 의료경영 등 다양한 관련산업의 활성화가 뒷받침 되었을 때 국내의료산업은 건정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 의료관련 정책은 현재 IT를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의료서비스에 대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하여야 할 것이다.

약국, 의료기관 등 경영주체의 자율적 경영구조의 개선여건을 마련하도록 흡수 및 합병(M&A)등도 시장의 자율적 구조조정정책에 맡길 필요가 있다.

의료IT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현행 의료기관과 의료기관간의 B2B 허용을 의료기관과 환자간의 B2C까지 허용방안 적극적으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다른 나라보다 앞선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한 의료관련 IT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 B2C는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병원과 환자간의 원격진단은 몇 가지의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이로 인한 의료IT 관련산업의 발전 및 편익을 고려할 때 적극적인 사고전환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그리고 병원전산시스템과 Telemedicine부문의 ASP센타, 전국민 건강보험IC카드, 보험진료비청구 전자화 등 국내 의료 IT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료산업 촉진정책이 요망된다 하겠다.

4. 병원서비스산업 육성방안

☐ 의료시스템의 경쟁시스템 도입

최근 사회주의 의료시스템(NHS)를 지향하고 있던 EU국가들이 공공과 민간 간의 경쟁체계를 통한 의료시스템의 개선을 위한 혁신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부문 병원은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으로 구분되는데, EU국의 대표적인 독일은 13%, 프랑스은 18%가 영리병원이다. 그리고 시장주의 의료의 대표적인 미국은 영리의료기관은 16% 수준으로 EU국가와 큰 차이가 없다.

2002년도 WHO에서 각 국별 의료시스템의 성과(performance)에 의하면 프랑스(1위), 싱가포르(6위)로 나타났는데, 이들 국가들의 공통점은 민간과 공공의료의 경쟁시스템을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평가순위는 58위로 나타났는데, 이는 국내 현행 의료시스템이 민간중심의 공급체계임을 감안하여 낮은 순위이다.

따라서 향 후 확대공급이 예상되는 공공의료기관은 사회안전망 역할, 민간의료체계는 높은 서비스 제공의 이원화된 공급체계 구축을 통해서 상호공급경쟁을 통한 효율적인 공급체계를 유도할 필요가 있겠다.

☐ 민간의료보험 도입

유럽 각국에서는 1980년대 이후 의료비의 급속한 증가와 이에 따른 공보험 재정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서, 민간의료보험의 참여를 활성화하고 정부개입을 축소하였다. 독일에서는 고소득계층에 대해 민간보험을 도입하였는데, 일정소득 이상자에게 민간보험 선택을 허용(전국민 30%)하였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인구의 80% 이상이 본인부담분에 대한 민간 보충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민간보험료에 대해서 과세상의 소득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도 현행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으로 이원화(2 tier systems)형태를 의료급여, 건강보험, 민간의료보험 형태의 3계층화(3 tier systems)하여 공보험의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


☐ 의료기관의 자율경영

그 동안 우리나라 병원은 통제된 수가체계 하에 비경쟁적 환경 속에서 수익성보다는 외형위주의 비효율적인 경영에 안주해온 면이 있다. 즉, 국내 의료수가는 의료원가를 밑도는 의료경영 환경 하에서 의료서비스의 양적 증대를 통한 수익 창출을 주된 경영전략으로 선택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최근 병원경영 통계자료를 보면 외래환자수, 입원환자수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이제는 병원의 수익중심경영 또는 가치경영이 요구되는데, 역설적으로 국내 의료기관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의 건전한 경영상태는 국민들에 대한 양질의 의료공급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간의료기관들의 자율적 경영을 위한 현재 규제중심의 의료시장에서 일정부문의 시장원리(market principle)가 작동하는 시장으로 전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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