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병원, 이것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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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병원, 이것이 다르다
  • 박현
  • 승인 2004.09.0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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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집에 찾아온 손님처럼 극진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모셔야 한다. 고객마인드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환자에게 서비스해야 하는 것이다. 이럴 때만이 부끄럽지 않고 오히려 경영자로서나 병원 근무자로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변화 없이는 병원경영에 있어서 절대 성공을 가져올 수 없다.

되는 병원은 무엇인가 분명히 다르다.

병원 첫발을 들여놓는 순간 뭔가 살아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직원들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서 타 병원과 다른 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생동감 있는 모습으로 관심을 끌어내고 환심을 살 정도로 친절하게 대해 준다. 안내하는 방법도 다르다.

일반적인 병원의 경우 손가락으로 저쪽 이쪽을 가르키는 경우가 많으나 되는 병원은 "저를 따라 오십시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라며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안내해 준다.

되는 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직원 모두가 철저히 주인의식을 갖고 근무에 임한다는 점이다.

원내를 걷다가도 휴지가 발견되는 즉시 먼저 줍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반적인 병원에서는 본 체 마는 체 하면서 제 갈 길을 가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고 스스로 알아서 하는 서비스와 근무자세가 병원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필자는 가끔 신분을 위장하고 병원에 일반 방문자인 것처럼 지나가는 병원 직원을 붙들고 길을 묻거나 말을 건네 본다. 가끔 부탁하는 원장님이 있어서 이런 행동을 하기도 하지만 직업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때 반응하는 직원의 태도에서 되는 병원과 그렇지 않는 병원과의 차이를 쉽게 느낄 수 있다.

응대하는 말 한마디에서 병원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쉽게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직원이 친절을 실천하는데 반해 한 두 사람이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전체 직원들의 몸에 밴 친절이 없이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로부터 사랑 받는 병원이 될 수 없다.

되는 병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위, 주차 안내요원 등 말단 직원에서부터 병원장 등 최고 경영자에 이르기까지 병원이 왜 존재하는지 "존재의 이유"를 알아야 한다.
수위는 자신이 "왜 그 곳에 위치하고 있는가, 안내 데스크는 자신의 왜 그 곳에 위치해 있으며 자신의 맡은 임무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신의 존재 이유와 맡은바 임무를 알지 못하고서는 친절을 베풀 수 없다.

한 초등학생이 반장선거에 나서서는 "이번 반장선거에 나선 아무개입니다. 저는 낚시꾼이 낚시에 나서기 전에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보다는 물고기가 좋아하는 것을 준비하는 것처럼 저도 여러분을 위해 여러분이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준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연설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것처럼 "내가 좋아하는 내 방식대로의 서비스"가 아니라 환자들이 좋아하는 환자들의 눈 높이에 맞는 친절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월급을 받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친절하게 일을 함으로써 월급을 받게되는 직장이 되어야 한다.

직원들의 이직률이 높은 병원이 있는가 하면 한번 입사를 하면 다른 직종으로 전업을 하기 전에는 끝까지 그 병원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있다. 전자나 후자의 경우 매우 대조적이다.

의사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병원은 의사가 금방 그만 두어서 사람을 구하느라 고민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또 어떤 병원은 10년이고 20년이고 한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가 있다. 이 두 병원의 차이는 극명하다.

일반 직원이나 의사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도록 배려를 하는 것은 원장이나 오너의 몫이다. 그것이 반드시 월급을 많이 주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병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할 수 있는 것은 월급을 많이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간의 끈끈한 정과 병원에 대한 애착을 가질 때만이 가능할 것이다.


박현(朴玄)은 경희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으며 88년부터 병원신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영화배우, WPGA(세계프로골프협회) 티칭프로 등 이색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저서로는 △의사도 모르는 재미있는 병원이야기 △병원이 아프면 어디로 가지? △좋은 병원, 전문 클리닉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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