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환자에게 뛰어난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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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환자에게 뛰어난 효과
  • 박현
  • 승인 2005.03.29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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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타깃 치료제 "이레사"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폐암은 국내에서도 암 사망원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망률이 높은 만큼 새로운 치료제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결과가 발표돼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서울대병원 허대석 교수팀은 2001년 12월부터 2004년 7월까지 폐암 타깃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 게피티니브)를 복용한 비소세포성폐암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종양조직의 DNA 유전자 검사를 진행한 결과, 17명이 우리 신체 내 단백질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GFR-TK) 내에 유전자 돌연변이를 보였고 그 중 15명(88.2%)이 이레사에 반응했다고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에서 폐암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최초의 유전자 돌연변이 연구로 세계적 의학저널인 "임상종양(JCO :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지에 오는 4월 게재될 예정이다.

이번 연구에서 이레사를 복용한 비소세포성 폐암 환자의 23.3%(21명)가 이레사에 반응을 보였으며 그 중 52%에서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특히 유전자 돌연변이를 지닌 환자 17명 중 64.7%(11명)는 종양의 크기가 절반 이상 감소했으며 23.5%(4명)은 종양이 지속적으로 호전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편 이레사를 복용한 환자 중 돌연변이가 없는 환자의 생존율이 6.6개월인데 비해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의 생존율은 30.5개월로 약 5배 정도 현격하게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이레사에 대한 반응성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폐암환자의 생존 기간 예측 지표로써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레사, 동양계 환자에게 탁월한 효과 재확인

이레사는 올해 초 발표된 ISEL 연구(이레사의 생존율 평가 연구) 결과, 위약군과 비교해 동양계 환자와 흡연 경험이 없는 환자의 생존기간을 각각 4개월, 3개월 이상 연장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일본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발표자료에 의하면, 이레사가 70%의 환자에서 종양을 극적으로 축소시키거나 안정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57%에서 1년 생존율을 나타냈다.

허대석 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이러한 기존 연구결과의 동양계 환자 수치와 비교해 볼 때에도 훨씬 높은 반응율(생존기간 비교시 30.5 개월 / ISEL : 8.9개월)을 보여줘 서양계에 비해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계 환자에서 이레사가 훨씬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기존 항암 치료에 실패한 말기 비소세포성 폐암환자들을 위한 유일한 치료제로 사용중인 이레사가 한국인에게 효과적이라는 점을 재확인한 이번 연구는 생존 기간이 3~4개월에 불과한 말기 폐암 환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말기 폐암환자들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고 새로운 폐암 치료의 장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레사에 높은 치료효과를 보이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는 지난해 5월 세계적 의학 저널인 "사이언스(Science)지"와 "뉴 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처음 게재되면서 이목이 집중됐다.

또한 美 텍사스대학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애디 개스더 박사팀이 美 국립암연구소(NCI) 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결과에서 비흡연 환자의 51%(흡연 환자 10%), 남성 환자의 42%(여성 환자 14%), 인종별로는 동양계 환자의 30%(기타 8%)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레사는 기존의 항암제와 달리 EGFR-TK를 차단, 암세포만을 공격하는 대표적인 폐암 타깃 치료제다. 이러한 타깃 치료제의 특성 때문에 이레사는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 외의 정상조직을 공격함으로써 나타났던 구토, 탈모 등의 부작용이 거의 나타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 한 알 복용하는 경구용 약제로 말기 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개발 단계에서부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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