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 스키장 확대 둘러싼 갈등 심화
상태바
알프스 스키장 확대 둘러싼 갈등 심화
  • 윤종원
  • 승인 2005.03.29 11: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 많은 겨울 스키어들을 유치하기 위해 알프스산맥의 미개발지를 개발하려는 스키장들과 반대론자들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지 인터넷판이 26일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티롤쪽 알프스 산맥에 위치한 실브레타 지역 스키장에는 하루 2만명의 스키어들이 약 209km 길이의 슬로프에서 스키를 즐긴다.

덕분에 슬로프 아래쪽 이쉬글 마을의 1천400여 주민은 예전에 볼 수 없던 경제적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못한 이쉬글 시장과 관광협회, 케이블카 회사, 호텔 등은 스키장 확대를 위해 800만 파운드(약 151억원)을 들여 스위스 국경쪽 2천800m 길이의 피즈 발 그론다 봉우리에 72km 길이의 슬로프를 더 만들 계획이다.

그론다 봉우리는 과학자들과 등산가 등을 위한 목재 숙소만이 있을 뿐 원시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이 계획은 알프스 지역의 환경운동가들, 티롤 주도인 인스브루크 정부 등의 반대에 부딪힌 상태다.

리히텐슈타인 소재 알프스 보호 국제위원회의 미셸 레바즈는 알프스 지역이 과도하게 개발됐다면서 "제동을 걸어야 하며 모든 경제전문가들이 한계에 도달했다는데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프스 지역의 정부와 경제 지도자들도 이런 주장에 점차 동의하고 있다. 스위스 은행은 스키장 개발계획에 대출해 주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으며 독일과 스위스는 스키장을 새로 건설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밖에 프랑스의 모르진 지방에서는 몇몇 자치단체들이 대규모 스키장 설립 계획을 막기 위해 단합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의 비정부기구들은 돌로미티 지방에서 규제 강화를 위해 운동을 벌이고 있다.

티롤 지방에서는 이뿐만 아니라 빙하를 스키장에 개방하는 문제를 놓고도 분쟁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알프스의 스키계는 지구 온난화에 맞서 눈을 보장하고 스키 시즌을 늘리기 위해 더 높은 봉우리와 빙하 위에 스키장을 만들려 하고 있다.

이는 저지대 알프스 지역에서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스위스 취리히대 연구진은 한 세대 안에 스위스 빙하가 최고 70%까지 사라질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지리학자들은 특히 오스트리아의 경우 중동부의 많은 산악 마을이 기후 변화 때문에 겨울 관광산업을 잃게 될 것이며 이탈리아에서는 겨울 스포츠 마을의 절반이 1천300미터 이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의 스키장에는 눈이 내리는 겨울이 별로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전망 때문에 결국 알프스 스키 산업은 소수의 고지대에 위치한 대규모 스키장 쪽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이며 이쉬글 지역은 이런 조건에 최적지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은 이쉬글 지역 프로젝트가 승인되면 다른 지역에서도 똑같은 개발을 요구할 것이라면서 이쉬글 계획을 막는 것이 알프스 지역 개발의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