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마취제 프로포폴 마약류로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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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마취제 프로포폴 마약류로 지정
  • 윤종원
  • 승인 2010.08.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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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의약청, 환각제 대용으로 오남용 이유
보건당국이 내년 초부터 수면마취제 프로포폴을 마약류로 지정해 관리키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내년부터 국내외에서 불면증 치료, 피로해소, 환각제 대용 등으로 오남용되고 있는 프로포폴을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해 관리한다고 26일 밝혔다.

지난해 미국이 유사 마취제인 포스프로포폴을 통제물질로 분류한 바 있으나, 프로포폴이 마약류로 지정된 것은 국내가 처음이다.

식약청은 전날 개최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약심)에서 프로포폴의 의존성, 국내 남용실태와 사용현황, 의료여건을 종합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약심에서는 프로포폴이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오남용할 경우 자제력을 잃게 하고 강한 충동과 지속적인 갈망을 일으키는 "정신적 의존성"을 유발한다고 판단했다.

프로포폴은 기존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마취제 미다졸람과 같이 투여 후 기분이 전환되는 효과가 있고 일부는 환각 증상을 겪기도 한다.

관련 오ㆍ남용 사례를 살펴보면, 2008년 이후 수사당국을 비롯한 국가기관에서 파악된 프로포폴 남용에 따른 사건ㆍ사고만 연간 10건에 이른다고 식약청은 설명했다.

국립과학연구소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발생한 국내 의료사고나 사망사고와 관련해 프로포폴의 투약 여부를 확인한 부검사례만 29건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의사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프로포폴에 중독된 마취과 의료진 사고 8건이 파악됐고, 지난해 6월 타계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도 이 약물을 과다 투여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또 미국, 유럽과 달리 성형외과, 치과 등 1차 의료기관에서 직접 수술을 집도하면서 마취제로 프로포폴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 의료기관에서는 마취목적이 아니라 마약대용품으로 투약하는 오남용 사례가 잇따라 확인됐다.

국립부곡정신병원 권도훈 의료부장은 "프로포폴은 도파민을 분비시켜 투약 후 깨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불쾌하고 복잡한 감정에서 벗어나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의존성이 생기는데, 필로폰ㆍ알코올 중독자와 접근이 쉬운 의료인이 많이 오남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특히 적정용량과 치명용량 간의 범위가 좁고 개인별 적정용량이 달라 무분별하게 투여할 경우 사망할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식약청은 이날 약심에서 프로포폴 외에도 한국얀센에서 개발해 국내 시판을 추진하고 있는 합성마약성분의 진통제인 "타펜타돌"과 신종물질 등 9종을 마약류나 원료물질로 추가지정한다고 말했다.

식약청은 내달 중으로 향정신성의약품 지정을 위한 관련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복지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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