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진료제 개정시 연간 수천억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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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진료제 개정시 연간 수천억 손실
  • 김완배
  • 승인 2010.07.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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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행정실무자, 병원당 50억에서 100억대 수입감소 추정
복지부가 입법예고한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이 원안대로 개정돼 선택진료 의사 자격요건이 강화되면 선택진료를 시행중인 대형병원들은 병원당 최소 50억원에서 100억원까지 수입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돼 해당병원들의 수익구조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병원협회(회장 성상철)가 1일 가진 ‘선택진료대책 관련 병원행정 실무자회의’에 참석한 대형병원 행정실무자 대부분이 ‘선택진료에 관한 규칙’ 개정으로 이같은 규모의 수입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규칙 개정과 함께 손실보전책이 동시에 마련돼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행정실무자들의 추정이 사실이라면 선택진료를 시행중인 병원들은 올해 수가인상으로 올린 수입의 두배이상을 까먹게 되는 셈이라 병원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와 관련, 병원 관계자들은 “선택진료제는 해당병원들의 수입보전 대책 마련과 함께 개선이 추진되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며 현재 외래환자의 경우 진찰료의 55%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된 것을 100%로 올리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해도 선택진료 의사 자격요건 강화로 입는 손실의 1/3 수준밖에 보전받지 못할 것으로 병원 관계자들은 추산했다.

현재 주 진료과 의사가 진료지원과 의사를 선택하는 포괄위임하는 방식이 없어지는 것도 병원들의 수입손실로 입는 손해보다 더 큰 문제를 일으킬 것이란 지적이다.

이에 대해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하루에 수천명의 외래환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환자 한명당 12번씩 서명하라고 하는 것은 의료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지적하고 “복지부와 몇군데 병원이 시뮬레이션을 해 실상을 파악한후 재검토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괄위임 규정이 사라지면 선택진료제를 운영중인 병원의 경우 환자의 민원이 끊이지 않아 정상적인 병원운영이 어렵게 될 것이란 병원 행정실무자들의 관측이다.

일부 대형병원에서 진료지원과 의사에 대한 포괄위임방식에 대해 환자들을 상대로 서베이를 해 본 결과, 일부 극소수의 환자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환자들이 포괄위임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선택진료비 적정납부 확인방법을 의무화하면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확인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비급여자료를 모두 공개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해당병원들의 거부감을 사고 있다.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환자들이 심평원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려면 선택진료를 시행중인 병원들이 관련자료를 모두 심평원에 건네 줘야 한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비급여자료를 모두 심평원에 공개하는 셈이 된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비급여에 대해 간섭할 권한이 없는 심평원에 자료를 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는 처사라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들은 이번 복지부의 선택진료규칙 개정 추진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권고속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와는 선택진료비 부당징수와 관련한 행정소송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위에서 재판에서 유리한 입지를 마련하기 위해 규칙개정을 권고했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말까지 복지부를 비롯해 병협, 대형병원, 진흥원, 공단, 심평원,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총 망라돼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선택진료제 개선을 위한 TF를 열어 제도 개선방향을 정해 놓은 것이 모두 무시된채 일방적으로 선택진료제 개선안이 입법예고돼 이같은 의구심은 더욱 깊어가고 있다.

당시 TF에선 선택진료 의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복지부가 선택진료의사 자격에 의사의 개인별 진료능력 및 진료수준을 반영할 것을 주장했지만, 전문의 취득후 7년 이상된 조교수로 제한하자는 것에 대해선 논의한 바 없다.

포괄위임방식에 대해서도 현실을 감안해 포괄적으로 위임할 수 있도록 하되, 환자의 선택권을 존중해 ‘환자가 의사와 협의해 진료지원과 의사를 결정할 수 있도록’ 단서조항을 두는 방향으로 의견이 좁혀졌었는데 이번 개정안에서 모두 무시된채 반영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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