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병원 경영위기 타개
상태바
중소병원 경영위기 타개
  • 정은주
  • 승인 2005.03.14 0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상혁 이대 예방의학교실-중소병원전국대회 주제발표
중소병원은 대한민국 건국 이래 국민보건 향상에 끊임없는 기여를 해왔으며, 특히 의료취약지 소재 중소병원은 의료이용의 접근도 측면에서 볼 때 그 공헌도가 매우 크다.
그러나 최근 중소병원 도산율이 매우 높은 수준에 이르고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도산현황을 살펴보고 도산원인과 변화하는 국제환경에 대한 이해, 중소병원들의 생존확률을 높일 수 있는 정책방향에 대해 기술하겠다.

1. 우리나라 중소병원의 도산 현황
2004년 현재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수는 1,196개이며, 그중 종합병원은 284개, 병원은 912개에 이르고 있다. 최근 7년간 병원급 이상의 도산율을 보면 종합병원의 경우 1.4%-3.2%인데 비해 병원급은 4.3%-12.4%에 이르고 있다.

병상규모별로는 2003년까지는 100병상 미만의 병원급들이 100-299병상급에 비해 2배 가까이 되었으나 2004년에는 오히려 100-299병상급이 100병상 미만에 비하여 2배 가까운 도산율을 보였다. 이는 100병상 미만 병원들의 도산이 상당부분 진행된 후 100-299병상급 민간병원의 도산으로 진행되는 시초로 해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도산사유를 보면 경영악화로 인한 도산이 최근 들어 60%-70%에 달하고 있으며, 경영악화의 대부분은 원가 이하의 건강보험 수가구조 때문인데 비급여 수익부분을 창출해 낼 수 없는 병원들은 바로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2. 중소병원 경영위기의 원인

(1) 건강보험 수가구조
"쌀은 국민들의 주식이므로 전국의 모든 상점들은 원가 15만원짜리 쌀 한가마를 10만원에 판매하고, 주식이 아닌 고등어통조림 등을 팔아서 상점의 경영수지를 맞춰라"라고 법으로 정해 놓는다면 상점 주인들이 모두 가만히 있을까? 또 총칼을 들이대고 하라면 언젠가는 슈퍼마켓 주인들이 슬금슬금 눈치를 봐가며 판매행태를 변화시킬 것이 분명하다. 쌀은 없다고 하면서 가능한 한 안 팔려고 할 것이다.
원가에 못 미치는 건강보험 급여수가인 쌀과 비급여 항목인 고등어 통조림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러면 특진비와 가산율은 어떻게 된 것인가?
"전국의 백화점에서는 쌀을 파는데 7만원의 가산비용을 더 받도록 한다. 백화점은 일반 상점에 비해 인테리어를 하는데 돈이 더 들어갔기 때문이다"라는 법을 추가로 만들어 공포한다. 결국 국민들은 백화점으로 가서 쌀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언론들도 가세한다. "그동안 일반 상점에서는 바퀴벌레도 나오고, 매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식품을 팔아 왔다"는 기사를 연일 보도한다. 결국 백화점을 제외한 모든 상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고 백화점의 식료품 가게는 넘쳐나는 손님들로 인해 확장공사에 열을 올리게 된다.

우리나라 중소병원들의 입장에서 우리나라 건강보험 수가정책을 바라보는
서글픈 이야기는 위의 가상적인 이야기와 그리 다르지 않다.
정부는 요양기관 종별가산율제도 등 종합전문요양기관만 살리면 된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 결과 종합전문요양기관들이 점차 대형화되면서 대부분의 환자를 흡수하고, 중소병원의 도산율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공정한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수익구조를 형성해 놓고 시장에서 공정경쟁을 하라는 것은 터무니없는 의료정책의 표상이 되고 있다.

(2) 경영전략
우리나라 중소병원들은 주어진 환경에 얼마나 능동적으로 대처했는가도 자문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먹구구식의 병원운영은 아니었는가? 문어발식 경영확장은 아니었는가? 지역사회의 요구가 어떠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었는가? 고객들과의 접점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었는가? 지식기반 경영을 하고 있었는가?......


3. 환경변화의 이해
세계화에 있어서 하나의 특징은 자기생존시대의 개막을 의미한다. 이는 국가, 기업, 가정, 개인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규제와 보호없이 무한 경쟁의 사회에 있어서 홀로 높은 파고를 이겨내야 한다.


4. 중소병원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정책 방향
(1) 국가수준의 정책
1) 시장개방을 위한 준비
성공적인 세계시장 진입을 위해 국내시장 환경이 글로벌 스탠더드로 변화시켜야 하며, 가격경쟁과 질적 경쟁이 국내 의료시장 내에서 먼저 가능해져야 한다. 이러한 환경조성을 통해서만 세계적 브랜드 가치를 가지는 의료서비스 공급 조직이 육성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류열풍을 타고 동남아 시장으로 우리나라 브랜드 의료기관들이 진출할 수 있도록 상호 의료시장을 개방해 주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2) 규제 개혁 차원의 법개정과 제도 개선
세계화 상태에서 민간 중소병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가의 "규제와 보호"의 철폐이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면 더 빨리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라는 의료허브국가 싱가폴의 어느 병원관계자가 한 말을 명심해야 한다. 내년부터 규제개혁 차원에서 의료기관들의 광고가 대폭 허용될 예정으로 보인다. 그러나 더 근본적인 규제철폐만이 세계화 상태에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임을 정책당국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무한 경쟁시장에서 조직은 스스로 생존해야만 하는 것이지 국가가 그 답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3) 공정한 경쟁 시장의 구축
의료법의 예를 들면 "의원은 병상이 30개 미만이어야 하고, 의원은 의료보험 급여에서 가산율을 차등하여 지급한다"고 되어 있는데 이는 세계적 기준에서 볼 때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기준들이다. 병상기준으로 의료기관을 구분하고, 이에 따라 보험급여를 차등 지급한다는 것은 세계 민간의료시장에서는 그 근거를 찾기가 힘들다. 공정한 경쟁 시장의 구축은 이미 세계적인 시장의 흐름이 되어 있다. 따라서 종합전문요양기관 위주의 의료보험 급여정책의 탈피는 우리나라에서 추진해야할 가장 시급하고도 기본적인 규제개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한 경쟁시장의 구축을 위하여 누구를 보호하고 배려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4) 민간을 이용한 공공 보건의료서비스의 공급
공공의료 확충에 2005년부터 향후 5년간 4조원을 투입할 예정으로 되어 있다. 그 비용이 요양병상의 확충과 공공 보건의료시설의 장비보강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이라는 발표도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병상수는 인구 10만명당 543개로 세계보건기구 권고수준인 300개를 훨씬 초과하고 있으며, 요양병상의 수는 인구 10만명당 12개에 불과해 선진국(노르웨이 970개, 영국 420개, 일본 170개)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이다. 따라서 중소병원들의 병상 활용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민간시설을 이용한 공공보건의료 서비스 확충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국가 보건의료자원의 효율성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5) 민간 의료보험시장의 도입
국민들의 의료에 대한 욕구도 지난 시절의 기본적 의료에 대한 공급으로부터 탈피하여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공급받기를 원하는 계층이 증가되고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국민건강보험 체계 안에서의 의료 공급체계는 국민들의 다양한 의료욕구를 맞추어 줄 수 없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의료보험 시장의 민간 개방을 빠른 시일 안에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들의 욕구에 대한 부응일 뿐만 아니라 공공 의료보험의 비효율성을 경쟁관계로 이끌어 효율적인 국가 의료재원 조달 기전을 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소병원들은 이러한 민간 의료보험 시장 내에서 적응하기 위한 조직의 혁신이 가속화돼야만 향후 닥치게 될 의료서비스 시장의 개방에서도 생존이 가능해진다.

6) 민간 의료자본의 참여와 영리법인 인정
의료시장은 하나의 산업임을 인식하고 의료자본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환영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 병원계가 가지고 있는 자본의 힘은 자신들의 조직도 유지하기 힘들 정도로 미약하므로 세계적인 브랜드를 갖추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자본의 참여가 필수적인 요소이다.

(2) 병원수준의 정책
1) 전문경영인제의 도입
의료기관의 경영은 이제 과거와 같은 주먹구구식의 경영에서 탈피하여 세계적인 흐름을 읽고 대응하기 위한 경영체계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전문경영인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병원경영은 지식기반 경영이 가장 필요한 영역이다. 끊임없이 변화되어야만 하는 조직경영을 비전문가인 의료인이 맡아서 한다는 것은 섶을 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2) 사업의 전문화와 브랜드 개발
정보화 사회에서 성공하고 생존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전문화된 사업영역을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중과 확산의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더 많은 학술연구를 시행하고 그 성취도가 사회적으로 알려져야 하며, 결과가 사업의 영역으로 확장돼야 한다. 최근 전문병원들이 성공을 거두고 있는 현상들이 이러한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도 성공적인 사업영역을 구축하면서 새로운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 내고, 이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의료부대사업, 물류시스템 관리사업 등 여러 가지 사업을 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3) 네트워크의 형성과 인수 합병
전문화된 병원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한 서비스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의료기관간 인수합병을 통해 하나의 최고급 브랜드 가치를 공유하는 형태로 발전돼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업무의 표준화와 질적관리 시스템의 도입이 기본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정부에서는 의료기관간의 네트워크 형성이나 인수합병을 통한 브랜드사업의 확산이 촉진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을 미리 개정해 주는 선진행정을 해주기 바란다.

4) 해외시장 진출
머지않은 장래에 의료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