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주인공인 강력계 형사는 범죄 희생자들의 고통을 고스란히 자기의 것으로 느끼며 힘들어한다. 현대 사회에서 계속되는 잔혹한 범죄에 대한 그의 분노는 이 영화가 전하는 핵심이다.
하지만, 영화는 무리한 설정이 많다. 그래서 허를 찌르는 반전으로 여겨져야 할 장면에서는 헛웃음이 나오고, 잔뜩 긴장해야 할 하이라이트 장면은 할리우드의 영웅 영화처럼 "가벼운 비장함"을 담은 편집과 과도하게 직설적인 설교로 지루하게 전개된다.
강력계 형사 오정수(감우성)는 외제차를 타고 있다는 이유로 여자들을 납치해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을 검거한다. 하지만,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들에게 충격과 분노를 느낀다.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로, 정수와 결혼한 지현(이승민)은 어느 날 교도소에 있던 범인이 정수에게 보낸 편지를 보고 아이를 임신한 채 사라진다. 7년 후 정수는 지현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가지만 지현과 딸은 카페 화장실에서 미군들에게 잔혹하게 살해된다. 용의자들이 증거 불충분으로 풀려나자 정수는 세상에 대한 복수에 나선다.
지존파나 이태원 살인사건 등 실제 얘기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들이 정수의 아내를 둘러싸고 일어나고 그 사건들을 모두 정수가 맡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개연성은 떨어지고 긴장감도 없다. 복수는 성공하지만 통쾌함도 없다. 정수의 친구인 천주교 신부나 음악 치료사 등 조연들의 역할도 생뚱맞다는 느낌을 준다.
시나리오를 써온 김철한 감독의 데뷔작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18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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