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 `칼과 방패" 사용해 공격
상태바
박테리아, `칼과 방패" 사용해 공격
  • 윤종원
  • 승인 2005.02.28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질에서 페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는 바늘처럼 생긴 `칼"을 이용해 세포를 공격하며 일부는 인체 면역 체계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패를 갖고 있다고 학자들이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보고했다.

런던 임페리얼 대학과 파리 파스퇴르 연구소 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발견이 인해 새로운 치료책으로 이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페리얼 대학의 크리스토프 탕 박사는 "이질 균이 어떻게 해서 인체를 그처럼 효과적으로 감염시킬 수 있는 지를 `칼과 방패" 이론으로 설명하는 첫 연구"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이질균이 장내벽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주사기"로 불리는 인젝티솜의 구조를 관찰한 결과 인젝티솜의 공격을 받은 장내벽 세포가 염증을 일으키고 이어 경련과 이질 증상인 피 섞인 설사를 일으키는 것을 발견했다.

이들은 면역체계가 이런 `바늘"을 인식해 공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박테리아도 표면에 `리포폴리사카라이드"라고 불리는 `방패"를 갖고 있는데 이것은 감시활동을 벌이는 항체로부터 바늘을 숨기는 역할을 한다.

이런 구조는 바늘이 독성 단백질을 세포에 주입하는 동안 공격대상 세포에 닿을 만큼만 바늘의 길이를 줄이는 동시에 바늘을 보호한다는 것이다.

탕박사는 "이런 사실을 발견함으로써 이질 박테리아가 새로운 치료제나 백신이 듣지 않도록 진화할 수 있게 된 과정에 대한 이해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스위스 바젤대학의 기 코넬리 팀은 페스트균의 사촌 격인 예르시니아 엔테로콜리티카를 연구한 결과 이것 역시 인젝티솜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경우 바늘은 공격대상 세포를 찌를 수 있을 만큼의 길이로 진화하는 것으로 나타나 "바늘의 길이는 박테리아의 구조와 공격대상 세포의 표면 구조에 걸맞게 진화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