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블룸형제 사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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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블룸형제 사기단
  • 윤종원
  • 승인 2009.06.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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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브릭"으로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과 시카고 영화평론가협회 신인감독상을 받은 라이언 존슨 감독이 "블룸 형제 사기단"으로 돌아왔다.

탄탄한 스토리와 감각적인 화면이 돋보이는 추리극을 선사했던 그는 이번에도 그 맛을 잃지 않았다.

어린 시절 사기극의 걸작으로 꼽히는 "스팅"을 보고 감명받아 "캐릭터가 기본이 되는, 사랑 이야기가 가미된 사기꾼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캐릭터는 매력적이면서 사랑스럽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사기 행각은 능청맞고 기발하며, 가미된 사랑 이야기도 여느 로맨스 영화 못지않다.

형 스티븐(마크 러팔로)이 꾸민 완벽한 사기 시나리오에 동생 블룸(애드리안 브로디)의 감성적인 얘기가 더해져있다.

환상의 호흡으로 전 세계 백만장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며 살아왔지만 동생 블룸은 형의 시나리오대로 사는 삶에 회의를 느끼고 형 스티븐은 마지막이라며 그를 붙잡는다.

형제의 마지막 사기극 대상은 고성에서 혼자 사는 석유재벌의 상속녀 페넬로페(레이철 와이즈).

희귀병에 걸려 어렸을 때부터 저택에 갇혀 생활해 온 그의 취미는 "취미 수집"이다.

외로운 시간을 견디기 위해 14개국의 언어와 피아노, 바이올린, 전기톱 저글링, 수박 카메라 만들기, 브레이크 댄스, 디제잉, 탁구, 외발 자전거타기, 스케이트보드 등 온갖 취미를 오로지 책을 통해 배웠다.

형제는 골동품 상인을 가장해 페넬로페에게 접근하고 세상물정 모르는 이 "4차원" 아가씨는 저돌적으로 그들의 사기 행각에 빠져든다.

증기선을 타고 떠나는 그들의 세계 여행은 몬테네그로, 뉴저지, 그리스, 프라하, 멕시코, 도쿄,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이어지고 그 여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폭소를 터뜨릴 만큼 재치가 넘치는 대사와 상황 중간중간에 고민하는 블룸의 갈등처럼 묵직한 물음도 제기된다. 블룸이 형의 진심과 연기를 헷갈려 하는 것처럼 관객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피아니스트"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받고 "킹콩"으로 지적인 표정 연기를 다시 한번 인정받았던 브로디는 물론 "미이라" 시리즈로 흥행 배우 반열에 오른 와이즈도 "미이라 3" 출연을 고사하고 선택한 이 영화에서 또 다른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1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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