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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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보트
  • 이경철
  • 승인 2009.05.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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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영화사가 공동제작한 "보트"(감독 김영남)는 하정우와 쓰마부키 사토시, 두 스타의 만남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하정우는 "추격자"로 스타덤에 올랐으며, 쓰마부키 사토시 역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로 국내 영화팬 사이에서 잔잔한 반향을 일으켰던 배우다.

"보트"는 그동안 만들어진 여러 합작영화와 비교해도 양국 배우들의 만남에 더 많이 기댄 영화다. 가족이 없는 외로운 한국 청년과 가족이 엄청난 짐이 되는 일본 청년을 각각 연기한 하정우와 쓰마부키의 호흡은 예상보다 더욱 잘 맞는다.

특히 쓰마부키는 3개월간 벼락치기로 공부한 어색한 한국어로도 절박한 아픔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아인 형구(하정우)는 자신을 거둬준 일본 재일교포 사업가 보경을 위해 보트로 밀수품을 나른다. 일본에서 그를 맞는 것은 도오루(쓰마부키 사토시)다.

어느 날, 자루에 들어있는 여자를 배달하라는 지시를 받은 형구는 일본에 도착했다가 수상한 조직이 자신을 쫓자 달아나고, 도오루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잡혀온 여자 지수(차수연)는 보경의 돈을 빼돌린 남자의 딸이다. 지수는 형구와 도오루에게 아빠를 찾아 주면 빼돌린 돈 중에서 5천만엔씩 나눠주겠다고 제안한다.

형구와 도오루가 각각 자신의 처지와 감정을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되는 영화는 꼼꼼히 설정된 캐릭터를 바탕으로 무난하게 전개된다.

"조제, 호랑이…", "메종 드 히미코",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에 이어 "보트"의 각본을 맡은 작가 와타나베 아야는 두 젊은이의 고민과 절망을 세심하게 담는 동시에 중간 중간 이들이 유쾌하게 감정을 나누는 일화들도 잊지 않았다.

다만, 중반부까지 잘 유지되던 긴장감이 후반부에서 너무 뻔한 전개로 맥없이 풀려 버린다는 점은 아쉽다. 또 현실에 대한 고뇌를 담고 있던 영화가 느닷없이 판타지로 건너가는 마지막 장면은, 작가와 감독의 의도는 충분히 전달되지만 어색한 느낌을 준다.

28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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