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3×F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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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3×FTM
  • 이경철
  • 승인 2009.05.2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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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FTM"는 세 남자의 이야기다. "FTM"은 "female to man"의 약자. 즉 여성의 몸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다.

성적소수자를 위한 인권운동 단체인 연분홍치마가 만든 이 영화는 FTM으로 살아가는 세 명의 남자가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고 말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부모마저 "더럽다"고 말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사회의 편견과 싸우며 살아가는 일이 힘겹지만, 그들은 웃으며 자신의 고민을 이야기한다. 그것은 누구나 하나쯤 짊어지고 사는 짐과 다르지 않다.

남성호르몬 주사를 맞고, 가슴 절제술을 받고, 호적 변경을 하고, 징병 검사를 받는 일은 정체성과 몸이 일치해가는 행복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일.

촬영을 중간에 중단했을 만큼 자신을 내보이는 일이 힘들었기에 세 남자의 진솔한 이야기가 공감과 웃음을 준다.

남성호르몬을 맞으며 성전환 수술 비용을 벌기 위해 일하고 있는 고종우 씨는 "태어날 때부터 남자였다"고 말하고, 가슴 절제술을 받고 성전환자 인권활동을 하고 있는 한무지 씨는 자신의 여성성도 부정하지 않는다.

호적의 성별을 바꾼 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징병 검사를 받은 김명진 씨는 성전환자의 경우 육안으로 하는 신체검사 대신 서류 검사로 대체하는 결정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들은 자신을 긍정할 수 있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에 대해 입을 모아 말한다.

연분홍치마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일란 감독이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리멤버 미 디스 웨이" 공동 연출에 이어 두 번째 내놓은 장편이다.

커밍아웃한 여성 정치인 최현숙 씨의 이야기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네 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을 다룬 "종로의 기적"과 함께 제작된 연분홍치마의 "커밍아웃 3부작" 중 하나다.
6월 4일 개봉. 15세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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