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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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 이경철
  • 승인 2009.05.14 13: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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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는 많은 영화 팬들이 개봉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블록버스터 시리즈의 대명사다.

전편을 뛰어넘은 속편으로 찬사를 받은 "터미네이터2-심판의 날"(1984) 이후 팬들의 기대치는 더 높아졌다. 그러나 3편 "라이즈 오브 더 머신"(2003)은 최악의 졸작으로 평가받으며 실망감을 안겼다.

4편 "터미네이터:미래전쟁의 시작"은 기대에 못 미친 전작에 따른 의심스러운 시선을 의식한 듯 시리즈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인간힘이 드러나는 대작이다. 새로운 얼굴들로 채워져 낯설기도 하지만 규모 면에서는 "터미네이터"의 대를 잇기에 손색이 없다.

영화는 컴퓨터 네트워크 "스카이넷"에 의해 핵전쟁이 일어난 "터미네이터3"의 2003년으로부터 14년이 지난 2018년을 배경으로 한다. 핵전쟁으로 처참하게 파괴된 2018년 지구에서는 인류를 말살하려는 기계 군단과 인간 저항군 사이의 전쟁이 계속된다.

인간 저항군 리더인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는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진 자신의 아버지 카일 리스(안톤 옐친)가 스카이넷 본부에 있다는 사실을 그곳에 붙잡혀 있던 마커스 라이트(샘 워싱턴)에게 듣는다. 존 코너는 카일 리스를 구하고 스카이넷을 파괴하기 위해 마커스와 손을 잡는다.

일단 블록버스터의 미덕인 화려한 볼거리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시리즈 사상 최고인 2억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폐허가 된 지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인간과 기계의 미래전쟁을 실감 나게 그려냈다.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숨 막힐 듯 빠른 속도로 계속되는 전투 장면과 화려한 특수효과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볼거리에 치중한 탓인지 인간을 통한 카타르시스는 느끼기 어렵다.

T-600, T-800을 비롯해 헌터킬러, 에어로스태츠, 하베스터, 모터 터미네이터, 하이드로봇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터미네이터 군단의 등장으로 화면에는 기계가 넘쳐 마치 "트랜스포머"를 보는 듯하다.

"I"ll be back" 등의 대사와 컴퓨터그래픽으로 등장한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모습 등 적통임을 강조한 장면들이 보너스로 등장하지만 "터미네이터" 특유의 색깔은 흐려졌다.

그러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떠나고 무늬만 "터미네이터"로 전락할 수도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주연 크리스천 베일과 메가폰을 잡은 "미녀삼총사"의 맥지 감독이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생명을 연장하는 데는 일단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2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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