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옹박:더 레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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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옹박:더 레전드
  • 이경철
  • 승인 2009.05.14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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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자는 "종합 액션 영웅"을 꿈꿨던 것일까. "옹박" 시리즈의 2번째 영화 "옹박:더 레전드"에서 주연은 물론 연출까지 맡은 토니 자는 "어떤 무술이라도 영화에는 잘 어울린다"는 자신의 생각을 영화에 반영해 태국 전통 무예 무에타이뿐 아니라 다국적 무술을 시도했다.

영화에 들어간 무술은 다섯 손가락으로 셀 수 없을 정도다. 태국의 무에타이를 기본으로 일본의 검도, 합기도, 홍콩의 쿵후, 현대의 이종격투기에서 따온 듯한 무술까지 두루 나온다. 홍콩영화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한 청룽(成龍.성룡)의 취권, 리샤오룽(李小龍.이소룡)의 쌍절곤도 볼 수 있다.

스케일도 커졌다. 배경은 1400년의 태국이지만 곳곳에서 폭탄이 터지고, 칼을 든 왕의 군대가 총동원된 액션 장면들은 종종 중국 무협 사극을 연상시키며, 노예 소년이 악어와 싸우는 장면에서는 "글래디에이터"가 생각나기도 한다.

이야기에서도 토니 자는 욕심을 냈다. 1편의 주인공은 마을의 수호신인 불상 머리(옹박)가 도난당하자 범인을 찾아 나선 고아 청년이었지만, 2편의 주인공은 전사의 운명을 타고난 선택받은 영웅이다. 소박했던 줄거리는 한 영웅이 독재자의 폭정에 신음하는 백성을 구제하느냐, 가족사로 인한 인간적 번뇌를 극복하느냐의 문제로 거대해졌다.

그 덕에 볼거리가 풍성해진 것은 확실하지만, 국내 관객에게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1편 "옹박:무에타이의 후예"를 본 관객들이 가장 환호한 것은 치고, 꺾고, 차고, 날아다니는 토니 자의 맨몸 액션이었다. 토니 자의 빠르고 강한 몸놀림은 달리던 차가 뒤집히고 총알이 난무하는 할리우드 영화들에 지친 관객들에게 오랜만에 쾌감을 안겼다. 2004년 "이소룡은 죽었다. 성룡은 늙었다. 이연걸은 지쳤다"라는 1편의 홍보문구조차 발칙하기는 했어도 터무니없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2편은 대규모 종합 액션을 선택한 대신 "옹박" 시리즈만의 개성을 잃고 말았다. 토니 자가 이번에도 대역과 와이어 없이 온몸을 내던졌지만 토니 자 특유의 땀 냄새가 느껴질 때는 칼을 버리고 주먹과 발을 힘차게 날리는 몇몇 장면들뿐이다.

2005년 개봉된 "옹박:두 번째 미션"은 원제 "톰양꿍"을 국내 수입사가 바꾼 것이며, "옹박:더 레전드"가 "옹박:무에타이의 후예"(2004)에 이은 정식 2편이다. 토니 자는 현재 "옹박" 3편을 촬영 중이다.

1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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