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엑스맨 탄생:울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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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엑스맨 탄생:울버린
  • 이경철
  • 승인 2009.04.27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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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시리즈는 슈퍼히어로를 인간의 우위에 있는 초능력자가 아니라 평범한 인간들로부터 배척받는 "소수자"로 그리는 점이 색다른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다.

앞서 개봉된 1∼3편은 수적 우세와 기득권을 바탕으로 자신과 다른 존재들을 통제하려는 평범한 인간, 이들을 밟고 서려는 돌연변이,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돌연변이 사이의 대결을 통해 나름대로 철학을 담았다.

이와 달리, 30일 국내 개봉되는 "엑스맨 탄생:울버린"은 앞선 "엑스맨" 시리즈와 다른 곳에 초점을 맞춘 외전으로, 괴력을 가진 돌연변이 울버린의 과거를 추적하면서 그의 탄생 배경을 들려주는 데 집중했다.

그러다 보니 "엑스맨" 시리즈물의 개성이었던 돌연변이들의 갈등과 다양한 초능력이 뒤섞인 대규모 전투 장면은 볼 수 없게 됐다. 그 빈자리는 울버린의 "기구한" 운명과 정부의 음모에 맞서는 액션 장면들로 채워졌다.

영화 중반까지 형 빅터와의 관계를 통해 울버린의 행적을 짚어 나가는 장면들은 흥미롭게 전개된다. 1∼3편에서 기억을 잃어 혼란스러워했던 울버린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즐거움이 있다.

그러나 이야기의 중심이 정부 음모와 그에 맞서는 울버린의 이야기로 옮겨 가면서 울버린과 형 빅터의 숙명적 대결은 흐지부지 사라지고, 악인과 슈퍼히어로의 대결이라는 블록버스터의 평범한 구도가 굳어진다.

전편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엑스맨" 고유 매력의 빈자리는 크다. 스톰(핼리 베리)과 찰스 자비에(패트릭 스튜어트), 매그니토(이안 매켈런), 미스틱(레베카 로메인)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없다는 허전함을 피할 수 없다.

숨겨진 뒷이야기가 궁금한 "엑스맨" 팬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지만, "엑스맨" 4편을 기대하거나 "엑스맨" 시리즈의 진수를 맛보고 싶은 관객이라면 실망할 듯하다.

어린 로건(울버린)은 자신과 형 빅터에게 알 수 없는 괴력과 자기 치유 능력이 있음을 깨닫는다. 청년이 된 형제는 전쟁터를 전전하다가 스트라이커 대령을 만난다.

돌연변이들을 인간 병기로 만들 계획을 추진 중인 스트라이커 대령은 돌연변이들을 모아 특수팀을 구성하지만, 로건은 살인을 일삼는 특수팀에 회의를 느끼고 팀에서 이탈한다.

6년 뒤, 애인 케일라와 함께 평범하게 살던 로건 앞에 스트라이커가 나타나고, 다음 날 빅터가 케일라를 살해하자 로건은 복수를 다짐한다.

울버린 역으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터프한 섹시 스타"로 자리 잡은 배우 휴 잭맨이 이번에도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 연기로 남성미를 한껏 뽐냈다. 다니엘 헤니는 스트라이커 대령의 수하인 에이전트 제로 역을 맡아 적은 비중이지만 무난한 할리우드 신고식을 치렀다.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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