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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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 이경철
  • 승인 2009.04.20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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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크로, 벤 애플렉 주연의 스릴러라면 일단 "기본"은 하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그들의 연기 대결만으로도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배우들의 이름값이 주는 "기본" 이상은 보여주지 못한다. 적당한 긴장감을 주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함은 느끼기 어렵다. 이야기에 큰 빈틈이 보이지는 않지만 복선이나 반전이 관객의 뒤통수를 치기에는 역부족이다.

차기 대권 주자로 손꼽히는 정치인 스티븐 콜린스(벤 애플렉)의 여성 보좌관이 어느 날 의문의 지하철 사고를 당한다. 이 보좌관과 불륜 관계였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정치 생명에 위기를 맞게 된 스티븐은 친구인 워싱턴 글로브지 기자 칼 매카프리(러셀 크로)에게 도움을 청한다.

칼은 자신이 취재하던 총격 살인 사건이 보좌관의 죽음과 연관돼 있다는 것을 알고 신입 기자 델라(레이철 맥아담스)와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들은 국가 보안 민영화 사업에 반대하며 거대 기업의 이익을 막으려 했던 스티븐과 맞물린 거대한 음모임을 직감한다.

두 배우의 연기는 흠잡을 데 없다. 러셀 크로는 목숨을 걸고 진실을 추적하는 베테랑 기자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글래디에이터"의 근육질 몸매는 온데간데없고 살찌고 덥수룩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벤 애플렉의 깔끔한 외모도 촉망받는 미남 정치인 역에 잘 어울린다. 차기 대권 후보다운 철두철미함과 그 뒤에 숨겨진 유약함도 섬세하게 표현됐다.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를 지탱하지만 스릴러 자체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관객의 심장을 빠르게 뛸 만큼의 긴박감을 만들지 못한다. 다만 각자 기자로, 정치인으로서 서로 의지하면서도 갈등하고 또 이용하는 칼과 스티븐의 관계 속에서 찬찬히 사건 해결 과정에 집중한다.

영화의 또 한가지 볼거리는 영화 속에 그려진 미디어의 모습이다. 실제 신문사 내부를 옮겨 놓은 듯한 사실적인 세트뿐 아니라 피 말리는 취재 과정이 현실감 있게 묘사됐다.

"본 아이덴티티" 등 "본" 시리즈의 각본을 쓴 토니 길로이가 2003년 영국 BBC에서 방송된 인기 미니시리즈를 시나리오로 옮겼다.

30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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