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제독의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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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제독의 연인
  • 이경철
  • 승인 2009.04.1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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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독의 연인"은 러시아의 마지막 제독 알렉산드르 코르챠크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최근 러시아 해군함대 기록보관소에서 그의 연인이 보낸 53통의 편지가 발견되면서 그의 숨겨진 사랑이야기가 세상에 알려졌다.

러시아 영화 탄생 100주년 기념작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러시아 영화 중 가장 많은 제작비(2천만 달러)를 들였다.

수입사는 실제 있었던 전쟁이나 재난 같은 극한 상황 속에서 피어난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많은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는 이유로 "타이타닉"에 비유하며 홍보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제독의 연인"은 "러시아판 타이타닉"이라고 하기엔 역부족이다. 전쟁과 사랑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이야깃거리를 다루면서도 어느 것도 기대했던 만큼의 감흥을 전하지는 못한다.

영화 전반부에서 흡인력이 떨어지는 것은 "운명적인 사랑"의 시 작이 생각보다 밋밋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사랑한다"고 말하지 만, 그 과정에는 서로의 감정을 흔들만한 별다른 사건이 없다. 더구나 상대가 남편의 상사, 부하의 아내일 때 당연히 겪으리라고 생각되는 번민이나 갈등도 거의 생략됐다.

1차 세계 대전과 러시아 혁명을 배경으로 했지만 " 전쟁 영화"가 보여줘야할 웅장함이나 아픔도 잘 전달되지 않는다. 가장 공을 들였다는 발트해 해전 장면은 러시아 영화가 기술적으로 많이 진보했다는 것을 보여주 지만, "영웅"을 만들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사용돼 허무하다.

러시아 해군 함장 코르챠크(콘스탄틴 카벤스키)는 1차 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독일과의 발트해 해전을 승리로 이끌며 영웅이 돼 돌아온다.

코르챠크는 환영 파티에서 만난 부하의 아내 안나(엘리자베타 보야르스카야)와 사랑에 빠지고 짧은 만남과 편지로 사랑을 이어가지만 1917년 발발한 혁명이 그들을 갈라놓는다.

미국으로 망명했던 코르챠크가 돌아와 군대를 모집한다는 소식에 안나는 그가 있는 시베리아로 향하고 다시 만난 두 사 람은 1920년 코르챠크가 총살될 때까지 마지막 사랑을 나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가을 개봉해 "맘마미아"와 "이글아이"를 제치고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2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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