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더블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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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더블 스파이
  • 이경철
  • 승인 2009.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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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스파이"는 로맨틱 코미디에 첩보 범죄극을 적절하게 섞어놓은 영화다.

비밀리에 연인 관계를 유지해 온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클레어(줄리아 로버츠)와 전직 영국 해외정보국(MI6) 요원 레이(클라이브 오언)는 각각 세계적인 라이벌 기업 B&R와 에퀴크롬에서 산업 스파이로 뛰고 있다.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두 기업은 서로 기밀을 빼내려 정보전을 펼치고, 클레어와 레이는 이 틈을 노려 각자의 회사에서 기밀을 빼돌려 거액을 챙기려는 일생일대의 계획을 세운다.

문제는 속이는 게 일인 "직업병"이다. 둘은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서 서로 얼마나 믿을 수 있는지 의심하기 시작하고, 슬쩍 떠보고 안심했다가 다시 의심하기를 반복한다.

이 영화의 감독은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 1∼3편의 각본을 맡았고 "마이클 클레이튼"으로 연출 데뷔한 토니 길로이다.

길로이는 이번에는 "본" 시리즈처럼 입이 떡 벌어질 만한 첩보 작전을 그리지 않은 대신, 남녀 주인공이 엎치락뒤치락하며 벌이는 심리 게임으로 재미를 준다. 작가 출신답게 "더블 스파이"의 시나리오는 영리하면서도 위트가 있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시간을 되돌려 과거 상황을 설명하는 플래시백 장면들이 과하게 쓰여 깔끔하지 못한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두 기업의 두뇌 게임을 그린 퍼즐 놀이가 그런대로 아귀가 잘 들어맞는다.

영화가 살아난 것은 무엇보다 두 배우가 캐릭터를 생생하게 그려낸 동시에 좋은 호흡을 보여준 덕이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번 영화에서도 시원시원한 웃음과 함께 은근한 귀여움을 자랑하면서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임을 증명한다.

"씬 시티", "클로저" 등에서 인간미 있는 매력을 선보여 온 클라이브 오언 역시 줄리아 로버츠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다.

톰 윌킨슨, 폴 지아매티 등 중견 배우들의 조연 연기도 좋다.

1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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