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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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 이경철
  • 승인 2009.04.0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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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분방한 남성 화가의 애인과 전 부인의 동거, 낯선 여행지에서 한 남자에게 빠져버린 두 친구, 할리우드의 섹시 아이콘 스칼릿 조핸슨과 스페인의 관능적인 여배우 페넬로페 크루즈.

영화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는 도발적인 소재를 가득 안고 있다. 지중해의 바르셀로나를 배경으로 한 남자와 세 여자의 파격 로맨스는 자극적인 이야기와 영상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감독과 각본을 맡은 우디 앨런은 이런 상상을 보기 좋게 깬다. 영화는 네 사람의 얽히고설킨 사랑을 때로는 로맨틱하고 유머러스하게 비추고, 때로는 결혼과 인간관계를 날카롭게 꼬집기도 한다.

원제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가 설명하듯 영화는 비키(레베카 홀)와 크리스티나(스칼릿 조핸슨)가 바르셀로나 여행에서 자유분방한 화가 후안 안토니오(하비에르 바르뎀)를 만나면서 시작된다.

사랑 앞에 용감한 크리스티나는 후안의 유혹에 이끌리고 대담하게 빠져든다. 열정보다는 이성이 앞서는 비키는 대놓고 사랑을 나누자고 말하는 후안이 못마땅했지만 점차 그의 매력에 빠져들어 크리스티나 몰래 관계를 맺는다.

결혼을 앞둔 비키가 후안에 대한 욕망을 억누르는 사이 크리스티나는 후안과 동거를 시작한다. 그리고 후안의 전처 마리아(페넬로페 크루즈)가 나타나 세 남녀가 함께 살게 되고 크리스티나와 마리아 사이에도 묘한 감정이 싹튼다. 후안과 비키는 서로에 대한 애정을 숨기고 살아간다.

이 영화에서 성적인 관계는 인간관계를 설명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지만 노골적인 묘사 대신 경쾌한 분위기로 이어진다. 대사 의존도가 높은 탓에 집중도가 떨어지는 면도 있지만 우디 앨런 특유의 속사포 같은 대사와 위트 있는 내레이션은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낭만적이던 네 사람의 로맨스는 결말로 향하며 조금씩 삐걱거리며 파국으로 치닫는듯하다. 그러나 70대 노감독 우디 앨런의 눈에는 바르셀로나에서 펼쳐진 이들의 사랑이 한낮 "한여름밤의 꿈"처럼 보였을까. 그들의 꼬이고 꼬인 관계는 실타래 풀리듯 풀어진다.

화끈한 볼거리를 원하는 관객이 아니라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페넬로페 크루즈 등 배우들의 열연에 바르셀로나의 이국적인 풍광까지 덤으로 맛볼 수 있는 볼만한 성인용 로맨틱코미디다.
4월 16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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