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쇼퍼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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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쇼퍼홀릭
  • 이경철
  • 승인 2009.03.1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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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달러가 넘는 카드빚에 쫓기는 신세지만 마크 제이콥스의 속옷을 포기할 수 없다. 왜? 속옷은 여자의 자존심이니까. 파격세일을 하는 캐시미어 장갑도 놓칠 수 없다. 지금은 겨울이고 난 손이 있으니까.

"칙릿" 열풍을 일으킨 영국 작가 소피 킨셀라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쇼퍼홀릭"은 일명 "신상녀" 혹은 "된장녀"의 마음을 대변하는 영화다.

영화는 런던을 배경으로 한 소설과 달리 세계 쇼핑의 중심지인 뉴욕으로 무대를 옮겨 20대 잡지사 여기자 레베카 블룸우드(아일라 피셔)의 쇼핑중독 탈출기를 유쾌하게 그린다.

레베카는 쇼핑을 지나치게 좋아한다는 점 외에는 별로 흠잡을 데 없는 쾌활한 여성. 쇼핑을 자제하려고 신용카드를 얼음 속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하지만 세일 전단에 어느새 하이힐로 얼음을 깨는 쇼핑중독자다.

좋아하는 패션 잡지사의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인 그가 우연히 패션 잡지사와 같은 계열사인 재테크 잡지에 취직하게 되면서 사건이 진행된다.

경제에 대해서는 카드 연체 밖에 모르면서 쓴 칼럼이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레베카는 유명 인사가 된다. 좌충우돌하는 그를 돕는 멋진 직장 상사 루크 브랜든(휴 댄시)과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카드빚이 점점 늘면서 결국 그는 일과 사랑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다.

뻔한 스토리 속에서도 영화는 쇼핑에 빠진 여성의 속마음을 꿰뚫는 생생한 묘사와 빠른 전개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수시로 강림하는 "지름신"을 물리치지 못하는 "신상녀"들이라면 더욱 가슴에 와 닿을 만하다.

그러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나 "섹스 앤 더 시티" 등과 같은 화려한 눈요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프라다, 구찌 등 명품이 수없이 등장하지만 레베카의 "개과천선"에 초점이 맞춰져서인지 세련미가 덜하다.

"웨딩 크래셔" 등에 출연한 아일라 피셔는 화려한 변신만으로도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앤 해서웨이에 비하면 촌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다만 위기에 빠졌던 레베카가 쇼핑중독에서 탈출해 빚을 청산하고 사랑도 되찾는 해피엔딩 과정 속에서 부담없는 웃음을 건질 수 있다.

영화는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관심을 모은다. "내 남자친구의 결혼식"의 P.J. 호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26일 개봉. 관람 등급 미정.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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