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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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
  • 이경철
  • 승인 2009.03.04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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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 원태연의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시인 원태연의 시들과 똑 닮았다. 사랑 표현에 거리낌 없고 슬픔을 비롯한 모든 감정은 예쁘게 포장됐다.

통속적이라고 쉽게 무시할 수도 없다. 실제 세계에는 없을 법한 순백의 사랑을 스크린에서 만나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분명히 존재하므로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여지도 넉넉하다.

현실성 여부와 관계없이 캐릭터 표현과 극적 흐름에 성실한 이 영화는 상업영화로서의 "때깔"도 충분히 갖췄다. 감독이 활자에서 영상으로 이제 막 넘어온 신인이지만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장화홍련"의 이모개 촬영감독, 오승철 조명감독, 조근현 미술감독 등 중견 스태프들이 빚어낸 영상은 아름답고 영화적이다.

영화가 이제 끝났나 싶을 때 이야기의 시점을 다른 주인공에게로 옮기며 "반전"을 보여주는 구성 방식은 새롭지는 않더라도 적절하게 쓰여 이야기를 좀 더 흥미롭게 만든다.

다만, 이 영화가 호소할 수 있는 관객층은 한정돼 있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영화에 약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관객이라면 문제없지만 사랑 타령에 익숙지 않은 관객이라면 외계에서 가져온 듯 비현실적인 기본적인 설정과 대사들에 감정이입이 쉽지 않을 것이다. 특히 가슴을 움찔하게 하는 현실적인 멜로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새하얀 천을 한 꺼풀 입힌 식탁을 보고 식욕이 동하지는 않을 듯하다.

엄마에게 버림받은 소년에게 교통사고로 가족을 잃은 소녀가 다가온다. 소녀와 소년은 한집에서 살기 시작하고 서로에게 케이, 크림이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성장한 케이(권상우)는 라디오 PD가 되고 크림(이보영)은 작사가가 된다. 케이는 이미 친구를 넘어서 가족인 크림을 사랑하지만 고백하지 못하는데, 케이가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크림은 라디오 프로그램의 게스트로 출연한 치과의사 주환(이범수)과 만난다. 케이는 주환이 믿음직하다고 판단해 자신이 죽기 전에 크림과 결혼시키기로 하고, 주환의 약혼녀 제나(정애연)가 주환을 떠나도록 하기 위해 나선다.

가수 이승철이 가수 역으로 특별 출연해 노래 실력을 선보였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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